설빙, 도쿄 하라주쿠 역에 102석 규모로 日 1호점 오픈
프리오픈 첫 날 오전 9시부터 400명 줄서
[도쿄(일본)=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줄이 너무 길어서 매장에 들어가기까지 2시간 걸렸다. 기다리느라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 있을 정도로 환상적인 맛이다."
일본인 야시마리카(22)씨는 "한국의 디저트카페 설빙의 빙수 맛을 보기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30일 디저트 카페 설빙이 일본 도쿄 하라주쿠역 맞은편에 면적 204㎡, 102석 규모로 일본 1호점인 '설빙 하라주쿠점'을 열었다. 설빙은 지난 3월 일본 현지 기업인 엠포리오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를 체결하며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엠포리오사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온 기업으로 2014년에는 스페인 인테리어 소품 멀티샵인 '무이무쵸'를 일본에 론칭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낸 업체다. 설빙은 엠포리오사의 노하우를 토대로 내년까지 일본서 직영점 6개 매장을 열고 2020년까지 매장 50여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설빙 하라주쿠점은 정식 개점 전날인 이날 프리오픈을 통해 고객들의 반응을 먼저 확인했다. 디저트강국인 일본에서 한국 디저트카페가 얼마나 큰 호응을 받을지 미리 보기 위해서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장 오픈시간 2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현지인들은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는 우산을 받치고 줄을 선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며 400여명 넘게 대기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시게모리 마유코(20)씨는 "하라주쿠에 설빙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1등으로 가서 먹고 싶어서 아침 일찍 나왔는데도 먼저 온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다"며 "빙수 맛과 모양, 모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설빙이 일본에 들어온다는 입소문을 듣고 왔다는 스즈키 잇세(21)씨는 "한국서 굉장히 유명한 디저트라고 해서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하라주쿠에 매장이 생겨 자주 먹을 수 있게 됐다"며 "듣던대로 맛있다"고 흡족해했다.
일본의 디저트시장은 아시아권에서 1위로, 프랑스와 함께 '디저트 시장의 성지'로 꼽힌다. 그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디저트 문화가 잘 발달돼있어 국내보다 10배가량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런 디저트 강국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국내 브랜드는 없었다. 설빙은 중국과 태국에 이어 소비규모가 큰 일본 디저트시장에 안착해 글로벌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반응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다. 설빙은 지난 3월, 일본 네티즌 1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접 가서 먹고 싶은 세계의 디저트' 1위로 선정됐으며 일본 현지에서는 오픈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큰 관심을 이끌어내며 각종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스즈키 이치로 일본 엠포리오사 대표는 "설빙은 일본 SNS에 3초에 하나씩 사진이 올라올 정도로 디저트를 즐기는 일본 여성고객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저트강국 일본에서도 설빙이 통하는 이유는 '웰빙'과도 맞닿아있다. 최근 일본은 건강한 재료를 활용한 디저트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설빙은 한국의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한 한국식 디저트'를 내세우고 있어 일본의 디저트 트렌드와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설빙은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일본시장에 무리없이 안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즈키 이치로 대표는 "한국의 설빙과는 달리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더해 3년 내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성장하겠다"며 "내후년부터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설빙은 기진출한 중국, 태국, 일본에 이어 중동,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국, 호주 등 10여개 국가에 추가 진출을 앞두고 있다.
도쿄(일본)=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