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에게도 우상이 있다. 그는 우상과 함께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에 출전하고 있다. 터키 베식타스에서 뛰는 히카르두 콰레스마(33)가 주인공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은 콰레스마, 호날두, 루이스 나니(30ㆍ페네르바체)를 번갈아 공격 일선에 세운다. 호날두는 특히 콰레스마와 함께 뛰기를 좋아한다. 호날두는 스포르팅 리스본 유스팀에서 콰레스마와 함께 뛰었다. 콰레스마의 화려한 개인기는 호날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호날두는 콰레스마의 기술을 먼발치에서 보고 따라 했다. 축구 철학도 배웠다. 콰레스마는 조직력과 패스보다 개인기가 우선이라고 믿는다.
콰레스마는 "공을 가지고 있을 때 행복하다. 물론 뺏길 위험은 있다. 그것이 축구다. 인생은 항상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 하는 문제고 축구도 같다. 나는 개인 돌파를 한 결과와 팬들의 환호에 힘을 얻어 다음 도전을 하게 된다"고 했다.
호날두는 이 말이 좋았다. 호날두는 집이 가난했고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다. 콰레스마가 마치 자신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콰레스마는 2003년 FC바르셀로나로,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콰레스마는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53)의 축구에 적응하지 못해 1년 만에 FC포르투로 옮겼다. 호날두는 맨유에서 살아 남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75)에게서 '팀 플레이'를 배운 결과다.
호날두는 맨유(2003~2009년)와 레알 마드리드(2009년~)에서 성공했다. 반면 콰레스마는 14년 간 여덟 팀을 옮겨 다녔다. 혼자 하는 콰레스마의 축구는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만약 콰레스마와 호날두가 이적한 팀이 반대였다면 결과는 달랐을 지도 모른다.
콰레스마는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호날두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한다. 둘은 2003년에 함께 포르투갈 대표가 됐다. 둘은 단짝이다. 콰레스마는 호날두를 친동생처럼 아꼈다. 훈련과 휴식 시간에 늘 붙어 다니며 챙긴다.
호날두가 비난을 받으면 가장 먼저 나서는 사람이 콰레스마다. 그는 "호날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한 시즌에 서른 골 넘게 넣는다. 지금 못 한다고 해서 그의 실력을 깎아내릴 수 있는가? 그것은 잘못됐다"고 했다.
콰레스마와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유로 우승을 위해 뛴다. 두 선수 모두 "대표선수로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이 기회"라고 했다. 포르투갈은 다음달 1일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폴란드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