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오는 27일 중국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처음으로 문을 연다. 역외 원화의 청산 및 결제, 유동성 공급을 담당할 청산은행으로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지정됐다.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은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웨스틴호텔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광구 은행장을 비롯한 첸유루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김민호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KEB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원화 청산은행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원화 청산은행 출범식은 지난해 10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내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을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원화 청산은행이자 시장 조성자로서 중국 외환시장에 직접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 가격을 고시하며, 중국 내 원·위안 직거래시장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원화를 청산·결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은행 중국법인 측은 ▲환전·송금 프로세스 단축 및 비용 절감 ▲무역 관련 원화 파생상품 및 차입 거래 활성화 ▲중국 은행의 원화 무역 거래 및 원화 예금 거래 취급 등 등 중국 내 원화 거래 환경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은행장은 "중국 직거래시장 개설은 해외에서 원화 거래가 허용되는 최초 사례로,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국 간 무역 거래를 하는 수출입 기업의 경우 환전 및 환 헤지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어 교역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축사를 통해 "중국은 원화 국제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데 있어 최적의 시장이라고 확신한다"며 "양국 통화를 이용한 무역 결제가 획기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2월 한국에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열린 이후에도 양국 교역에서 원·위안 결제 비중은 5% 미만에 그친다.
유 부총리는 이어 "원화 청산은행들은 중국 내 원화의 청산과 결제는 물론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중국법인이 최초의 청산은행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중국내 최초로 현지 은행을 대상으로 원화 결제 거래 중계를 시작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중 통화스왑 자금 무역 결제 지원 실적은 약 9000만위안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며 "중국에서 오래된 원화 업무 경험과 다양한 상품군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중국 5대 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과 업무 제휴도 맺었다. 이를 통해 유동성 공급, 수출입 기업 무역금융 지원, 원·위안 금융 상품 및 서비스 공동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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