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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사적연금으로 유종의 ‘美’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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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사적연금으로 유종의 ‘美’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로버트 도일(가운데) 푸르덴셜 파이낸셜 대정부 담당 상무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뉴저지주 뉴어크에 있는 푸르덴셜 본사에서 취재진에게 미국 정부의 은퇴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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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뉴어크·윈저(미국)=강구귀 기자] "공적연금만으론 은퇴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개인적인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생각하고 준비해왔다" 워싱턴 D.C.에서 만난 은퇴 5년차 마이클 햇쳐(만 59세·남)씨가 말하는 노후 준비다.

미국은 지난 1942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UN자료). 하지만 나름의 준비는 돼 있다. 2013년 기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자발적인 사적연금 가입률은 미국이 47.1%로 한국 23.4%의 2배 수준이다. 미국의 가계자산에서 은퇴자산 비중은 35.9%에 달한다. 사적연금은 17조4000억달러로 세계 전체 시장의 53%를 넘는 1위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사적연금을 발달 시켰을까.


조지 개논 푸르덴셜 파이낸셜 국제보험사업부 전략담당 상무는 "미국 사적연금의 발달은 2차대전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1940년대 전쟁기간에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해 미국 정부는 기업들의 임금을 제한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에 기업들은 우수인력을 확보하기위해 임금 인상 대신 퇴직연금을 도입했다.

미국 정부는 사적연금의 활성화 차원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연간소득공제 한도를 벗어나도 추가 소득공제를 부여해 은퇴 후 안정적 노후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로버트 도일 푸르덴셜 상무는 "미국은 사적연금의 정책적 활성화 차원에서 퇴직연금에 대해 연간 1만8000달러, 50세 이상은 6000달러의 추가 소득공제를 하고 있다"며 "사적연금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세제혜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폴 헨리 글로벌 생명보험 마케팅 리서치 협회(LIMRAㆍ림라) 상무는 "세제혜택은 근로자가 퇴직연금에 참여하는데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며 "예비 은퇴자들의 은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액을 인출하더라도 과세하지 않는 제도를 통해 사적연금 활성화를 돕고 있다. 가입기간이 최소 5년인 연금 상품을 만 59세 6개월 이후 인출할 경우 수령액 1만 달러까지는 과세하지 않는다.


◆100세 리스크 민간 보험사가 일부 부담하는 구조= 기대수명의 증가는 지속가능한 퇴직연금의 아킬레스건이다. 마가렛(페기) 맥도널드 푸르덴셜 퇴직연금사업부 전무는 "퇴직연령이 65세인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지난 30년간 50%나 늘었다"며 "예전에는 기업들이 평균 12년간 퇴직연금을 지급하면 됐지만 이제는 평균 17.5년에 달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연금 지급액을 보증하기 위해 내는 보험료 역시 2005년 대비 4배나 늘었다. 마가렛(페기) 맥도날드 전무는 "2001년에는 연금 부채 대비 자산이 140% 수준이었는데 금융위기 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연금 부채 대비 자산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기업들이 직접 충당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선 운용을 잘 할 수 있는 보험사를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 GM의 경우 2012년 250억달러 규모 연금부채를 푸르덴셜 파이낸셜에 넘긴 상태다. 마가렛(페기) 맥도날드 전무는 "GM은 더이상 퇴직연금 리스크가 없으며, 푸르덴셜이 책임을 지고 모든 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평생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보증 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졌다. 조지 개논 상무는 "미국인들은 2000~2001년 기술주 거품붕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연금계좌의 50%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는 은퇴계좌 저축액이 큰 손실을 입었다"며 "이에 보증된 소득을 제공하는 보험사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슈추적]사적연금으로 유종의 ‘美’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韓, 2030년 세계 최고령 국가 될 것"= 래리 하트숀 글로벌 생명보험 마케팅 리서치 협회 국제 조사담당 부사장은 "한국이 2년 내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2020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2030년 이후에는 일본을 넘어서는 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고령화된느 국가"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한국의 고령화 준비는 미진하다. 한국인의 은퇴 후 공적연금 소득은 현재 소득의 40~60%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2014년 연금저축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미국과 달리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줄였다. 이에 따라 2013년 9조원이던 연금저축 총 보험료 규모는 2014년 8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이다.


2013년엔 '부자 감세' 논란으로 2억원을 초과하는 일시납부 연금 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축소됐다. 일반연금의 가입규모는 2012년 24조7000억원에서 2014년 19조2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개인연금보험의 수입보험료는 2013년 39조9000억원에서 2014년 36조7000억원으로 8% 감소했다.


한국의 연금세제 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에 불과하다. 사적연금에서 세제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5.7%로 미국(26.8%)나 일본(23.8%)보다 낮다.


이에 따라 국내 60대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의 개인연금보험 가입 비중은 2013년 기준 전체의 7.7%(60대 6.4%, 70대 이상 1.3%)에 불과했다.


한국형 정책적 활성화 제도를 도입하고, 미국의 IRA(개인연금) 제도를 벤치마킹 하는 등 사적연금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경원 보험개발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개인연금 시장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 확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 세제 확대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D.C.·뉴어크·윈저(미국)=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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