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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기업정서에 빠진 국회①]카톡감옥 대신 국회감옥에 갇힌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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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기업정서에 빠진 국회①]카톡감옥 대신 국회감옥에 갇힌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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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다음날 바이어와의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야근 중인 대기업 A임원. 상담자료를 꼼꼼히 챙기던 그는 제안서에 수치와 통계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부서 단톡방(단체카톡)을 통해 긴급회의를 열어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며칠 뒤 그에게 노조가 들이닥쳤다. "업무시간 외 근무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했으니 수당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A임원은 마지 못해 수긍한 뒤 "이제는 부서회식도 수당을 줘야하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위 내용은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명 '업무 외 카톡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경우를 가정한 상황이다. 업무시간이 지나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업무를 시키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된다. 업무시간 외 근무수당을 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회사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신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의원 11명의 서명을 받아 이런 내용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사용자가 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에 SNS 등을 이용해 근로 지시를 내리는 등 근로자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근로기준법에 해당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업무시간 외 카톡하면 근로기준법 위반

퇴근 후에도 전화나 SNS를 통한 업무 지시가 늘어나면서 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노동연구원 조사를 보면 근로자 10명 중 7명이 휴일에도 업무 지시를 받았고 이를 주당 근로시간으로 하면 11시간, 하루 평균 1, 2시간이 넘는다.

기업들도 잦은 야근, 비효율적인 회의 등 퇴행적인 기업문화가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돼 상습야근 풍토 개선 등 기업문화 선진화를 추진하고 정시퇴근운동을 확산하는 자정노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 못한 입법에 당황해하고 있다.



-또 개혁대상에 지목된 대기업

20대 국회 개원 이후 23일 오전까지 발의된 법안은 420여건에 이르고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을 보면 반(反)기업정서, 반시장 성격의 법안들이 대부분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지난 21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기업집단을 거대경제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나라 전체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면서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재벌 저격수'인 박영선 의원 등 더민주와 국민의당 의원들은 재벌 개혁을 기치로 공익법인 보유 계열사 지분의결권을 제한하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무더기로 내놨다. 또한 야당은 정부여당과 재계의 거듭된 반대에도 법인세를 인상하고 대기업의 감면 혜택을 축소시키는 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법인세를 야당 주장대로 3%포인트(22%→25%) 인상하면 30조원 규모의 자본이 빠져나가고 국내 경기 둔화 효과까지 발생해 세수 감소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세기업만 운다"

정치권의 총선공약과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요구 등으로 인해 올해 최저임금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장려 세제 확대를 통해 최저임금을 8000~9000원 수준으로 올리자는 입장이며 더민주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연평균 13.5%)으로 인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영 더민주 의원은 현재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33.4% 수준인 최저임금의 하한을 50%로 올리고 향후 60%까지 올리자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98%를 고용하는 영세ㆍ중소기업의 부담을 더욱 가중하고 고용 불안을 심화할 것이 자명하다"며 "최저임금은 안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경우 그간 재계와 학계에서 과잉처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국회에는 법정형량 하한선을 현행 최저 5년 이상에서 7년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반면에 재계가 19대 국회부터 조속한 처리를 촉구해 온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개 법안 등에 대한 논의는 답보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관련 법안들을 보면 대기업은 부정과 비리, 탈세, 로비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고 모든 문제를 입법으로 해결하는 입법만능주의를 보는 것 같다"면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과 입법ㆍ정책 건의마저 왜곡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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