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영국이 23일 유럽연합(EU) 탈퇴를 일컫는 브렉시트(Brexit) 찬반 투표에 들어감에 따라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표가 시작되는 24일(한국시간) 오전부터 외환·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태세에 돌입하는 한편 시장 움직임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브렉시트 찬반 투표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투표가 끝나면 여론조사 등이 발표되면서 곧바로 외환·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개표가 시작되는 24일에는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투표는 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현지시각 23일 오후 10시)에 종료된다. 투표 종료 직후부터 당일 여론조사 결과와 선거구별 개표결과가 연이어 발표됨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오전 8시(현지시각 24일 0시) 실리섬과 지브롤터의 개표결과가 나오고, 8시30분에는 전체 투표결과에 영향을 미칠 주요 지역 가운데 주민수가 60만명에 달하는 선더랜드와 뉴캐슬 지역의 개표결과가 공개된다.
국제금융센터는 "투표완료 직후 당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거나 헤지펀드들의 출구조사에 따른 포지션 설정이 미리 본격화하면서 호주·아시아 금융시장부터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형 선거구 결과가 발표되는 한국시간 오전 8시30분이 1차적으로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며 "탈퇴 의견이 높은 선덜랜드에서 박빙 상황이 전개되면 최종결과가 잔류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24일 오후 1~2시께에는 개표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개표상황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재부는 개표 진행상황에 따라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국내시장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 대응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 경제도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돼 인접지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면 한국 금융시장에도 자금이탈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 가운데 미국(39.8%)에 이어 영국(8.4%) 비중이 높은 만큼 자본유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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