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도 4㎜Hg이상 높아질 수 있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비타민 D가 결핍되면 청소년 허리 사이즈가 '6㎝' 정도 굵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혈압도 4㎜Hg 이상 높았습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7명은 비타민 D 결핍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날씬한 허리와 혈압을 낮추려면 계란 노른자·생선 등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을 즐겨 먹고 비타민 D 공급원인 햇볕을 자주 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신한대 간호대 김현숙 교수팀이 10~18세 청소년 870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D 농도와 허리둘레·혈압·혈당·혈중 중성지방 농도 등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습니다. 연구에서 나타난 청소년의 비타민 D 부족·결핍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71%(620명)가 결핍 상태였습니다. 충분은 1.4%(12명)에 불과했습니다.
김 교수팀은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1㎖당 4ng(나노그램, 10억분의 1g) 미만이면 심한 결핍, 10∼19.9ng이면 결핍, 20∼29.9ng이면 불충분, 30ng 이상이면 충분으로 분류했습니다. 연구팀은 청소년의 비타민 D 결핍이 허리둘레·혈압·중성지방·HDL 콜레스테롤·공복(空腹) 혈당 등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심한 결핍'인 청소년의 허리둘레가 평균 71.7㎝로 비타민 D가 '충분'인 청소년(65.9㎝)보다 6㎝ 가까이 굵었다"며 "비타민 D가 '심한 결핍'인 청소년의 평균 수축기(최대)·이완기(최소) 혈압은 106/67㎜Hg로 비타민 D가 '충분'인 청소년의 102/60㎜Hg보다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뼈 건강·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D가 허리둘레·혈압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 요인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비타민 D와 체내에서 비타민 D의 제조 원료가 되는 태양의 자외선은 고혈압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매주 3회씩 3개월 동안 자외선을 쫴 줬더니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1.8배 증가하고 혈압이 6㎜Hg 감소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김 교수팀은 "청소년의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정상화하려면 신체활동을 증가시켜야 한다"며 "학생이 햇볕을 더 많이, 자주 쬐도록 학교에서 스포츠클럽, 1인 1운동, 동아리 활동 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골절 뿐 아니라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심혈관 질환·골관절염·골다공증·자가면역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은 계란 노른자·치즈·생선·생선 기름·소간 등 동물성 식품입니다. 채식주의자에게 비타민 D 결핍이 더 두드러지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