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나는 들러리였다"…낙하산의 비극 혹은 희극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감사원의 산업은행 감사, 그 이후

박근혜 대통령 경제교사로 관심, 靑 서별관회의 폭로로 다시 주목
'배신자'·'책임회피' 등 논란 중심에서 감사원 대우조선 관련 産銀 감사
"홍 前회장 부실경영, 인사조치 필요"…AIIB 부총재 재직중 '뒷북감사' 수모

"나는 들러리였다"…낙하산의 비극 혹은 희극 -
AD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감사원이 15일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홍기택 전 산은 회장에 대해선 "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회사인 대우조선 경영부실을 관리 감독해야하는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다"며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다만 "홍 전 회장이 올해 2월 퇴직한 만큼 금융위원회가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공직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하도록 하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기업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이같은 조치는 사실상 뒷북이다. 홍 전회장은 이미 산은을 떠났으며 현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재직중이다. 부총재직은 한국 몫으로 주어진 것으로 정부 당국에서 홍 전 회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서 나온 결과다. 홍 전 회장이 다시 국내 금융권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본인의 의지도 전혀없는 상황에서 감사원의 제재는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교수 출신에서 산업은행 회장으로 화려하게 금융권에 등장한 홍 전 회장 입장에선 약간의 수모를 겪었다고는 볼 수 있다. 홍 전 회장은 올해 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부총재로 취임했다.

홍 전 회장은 사실 박근혜 정부의 금융권 신데렐라였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으로 얼굴을 알린 홍 전 회장은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까지 알려지면서 금융권 내에서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산은 회장으로 왔을 때 산은 내부에서조차 "홍기택이 누구냐"고 했을 정도로 금융권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홍 전 회장은 최근 또 한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홍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은 회장으로 있을 때 서별관회의에 참석해보니 이미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금액과 방향이 다 정해져있더라"고 발언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은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결정한 것이며 산은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그가 한 폭로의 핵심에는 '서별관 회의'가 있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중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정부 결정 내용을 전달받았고, 여기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얼마씩 돈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이미 정해져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또 한차례 금융권과 정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홍 전회장이 정권의 치부를 언론에 흘린 것을 두고 박근혜 정부 후반기 레임덕 현상의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소위 3세대 서강학파로 불린다. 이러한 분류에 해당하는 인사로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인기 중앙대 명예교수 등이 있다. 1971년에 경기고를 졸업했으며 동기로는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있다. 서강학파의 시초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고도성장을 기획한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김만제 전 부총리 등으로 알려져 있다. 재임 시절 '기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도 많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은 당시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귤을 나눠주는 등의 기행을 해 '귤 아저씨'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홍기택 회장의 부인은 지난 2010년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맡게돼 은행권에서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을 지낸 전성빈 교수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