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호텔롯데가 결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꿈을 접었다.
호텔롯데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철회신고서를 통해 "당사에 대한 최근 대외 현안과 관련,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대표주관회사 동의하에 잔여일정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무기한 연기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상장을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조사 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3년간 재상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상장규정 제5조 상장제한 규정에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예비심사를 기각당하거나 상장예비심사 결과 효력을 상실하면 효력상실일로부터 3년 이내 다시 신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연내 상장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6개 계열사와 주요 임원이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상장일정을 이달 29일에서 다음달 21일로 연기했다. 상장예비심사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장을 마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을 재추진하려면 상장 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상반기 대어로 꼽히던 호텔롯데가 상장을 자진 철회하면서 유치에 애썼던 거래소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께 호텔롯데가 통보를 해왔다. 아쉬움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코스피 상장을 자진 철회한 사례는 국내 케이블TV 2위 업체 티브로드가 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티브로드는 증시환경, 공모가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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