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미국 내에서 중국 전문가로 손꼽히는 앤 리 뉴욕대 교수는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에 대해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꼽았다.
범국제적 북한의 경제 제재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중국 경제 경착륙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교수는 9일(현지시간) 뉴욕 한국총영사관에서 가진 브라운백 세미나에서 "미국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워 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political)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 동맹국의 경우 미국의 압력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AIIB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ADB)등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의 주도로 설립되는 은행이다.
리 교수는 "중국의 가장 큰 위협은 경제의 경착륙이 아니라 미중간 정치 군사력 대결구도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라며 "남중국해 문제는 아직도 분쟁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경제적 제재에 대해 "북한은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완충지역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제재에 따른 중국기업의 영향이나 북한 정권의 붕괴에 따른 난민 유입 등도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답했다.
리 교수는 연초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 경제성장률 하락, 금융기관 부채 문제 등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해 "경제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여력이 있어 중단기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이자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아 이자율 인하정책이 가능하며, 정부 부채도 46%에 불과해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 시행 여력도 크다"며 덧붙였다.
리 교수는 미 대선에 대한 영향력에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 중 누가 되든 중국에 미치는 영향력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책을 주무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워싱턴"이라고 지목했다.
이외에도 리 교수는 중국 경제지표의 신뢰도에 대해 "중국 뿐 만이 아니라 미국의 지표도 항상 신뢰하기는 어렵다"며 "미국도 경제지표를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 발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리 교수는 베스트셀러인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What the U.S. can learn from China?)'의 저자다. 그는 미국이 열린 자세로 중국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지론을 펼치고 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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