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정부가 IBK기업은행(기은)을 통한 담보 및 대출 형태로 총 11조를 구조조정에 지원하는 자본확충펀드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9일 "재벌의 부실을 중소기업에 전가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나기수 금융노조 기은지부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자본확충펀드안은) 한국은행의 발권력과 기은의 희생을 재벌에 대한 구제 금융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또 기은을 정책실패 돌려막기의 희생양으로 쓰려 한다"고 주장했다.
나 위원장은 이어 "낮은 등급의 채권 매입은 결국 기은의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지급보증을 하겠다지만, 신보 총자산은 8조원 규모에 불과하다"며 "이미 대우조선해양 관련 부실이 1조원 이상 발생해 있어 지급보증에 문제가 생긴다면 결국 기은이 모든 부실을 떠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4조2000억원 지원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경제부처 수장들의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벌어진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기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임 위원장을 겨냥해 "자신의 영달을 위해 부실기업 지원을 강요해 부실을 안기고, 그 책임을 금융노동자에게 전가시키려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의 명분으로 포장했다"며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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