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들에게 '적'으로 여겨졌던 지방이 체중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리브 오일과 견과류에 포함된 지방 성분이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지 조사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강에 좋은 지방'을 섭취한다면 어떤 종류의 지방도 섭취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유의미하게 체중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과체중과 비만인 약 7500명을 3그룹으로 나눠 실험 시작 전 식단에서 차지하는 지방의 비율이 모두 40%가 되도록 했다. 이후 이 중 1그룹은 칼로리 제한을 두지 않고 올리브 오일을 원하는 만큼 먹도록 했으며, 2그룹은 견과류를 원하는 만큼 먹도록 했다. 반면 3그룹은 지방 섭취를 엄격히 제한했다.
5년 후 3그룹은 지방 섭취량이 37.3%로 감소했지만 1, 2그룹은 모두 약 42%로 증가했다. 하지만 체중은 그룹 간 큰 차이 없이 평균 1㎏ 미만으로 소폭 감소했다.
특이하게도 그룹 전체적으로 허리 둘레의 평균이 약간 증가했고, 유난히 저지방 식단 그룹에서 그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먼 에스트러치 연구원은 "지방을 섭취하더라도 섬유질의 함량이 높은 식단이라면 체중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결과의 일반화를 우려하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 대상자가 이미 과체중으로 심장 질환 위험이 있는 55~80세의 백인으로 제한돼있고, 연구 결과가 가공 육류와 단맛이나 패스트푸드 등 '건강에 나쁜 지방'을 원하는 만큼 섭취해도 상관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수잔 젭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 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의 체중 감량 효과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전문지 '랜싯·당뇨병 및 내분비학(The Lancet Diabetes&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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