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삼성물산이 추락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다 못해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다. 이렇다 할 반등의 여지가 없다는 게 투자자들을 더욱 슬프게 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주가는 1년 새 반토막 났다.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했던 지난해 6월 최고점인 20만6000원(2015년 6월8일)이던 주가는 2일 반토막 수준인 11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흉(?)은 부진한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첫 실적인 지난해 4분기 89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고 올 1분기에는 43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가 영업이익 727억원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건설 부문의 4145억원 영업적자는 주택사업부문의 매각설로 이어지며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지난 5월말 기준 7.62%인데 이는 통합 삼성물산 주식이 거래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합 후 첫 거래 당시 외국인 지분율은 11%선에 달했다.
'악재는 몰려온다'는 말처럼 지난달 31일엔 서울고등법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삼성물산 기준주가가 잘못 산정됐다고 판결을 내리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사흘 연속 하락하며 2일 장중 한 때 11만3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뚜렷한 타개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사업 부문은 건설이 유일하지만 건설 부문은 당분간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도 당장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부문의 성장을 보고 투자한 삼성물산 투자자들이 대거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나마 최근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은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2%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