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전통 라이벌 롯데, 신흥 강자 쿠팡과도 손잡아
소셜커머스에 이어 홈쇼핑서도 판매
지난달 '피코크 상품개발 연구소' 신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의 식품 자체브랜드(PL) 피코크 육성을 위해 롯데, 쿠팡 등 경쟁사와 손을 잡았다. 유통업계 대세로 급부상한 PL 시장을 선점하려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를 기점으로 피코크 상품공급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1일 밝혔다. 이제까지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위드미, 에브리데이, 신세계면세점 등 신세계그룹 내 유통채널에서만 판매하던 것을 경쟁 유통채널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는 소셜커머스 1위 사업자 쿠팡에 120종의 피코크 상품 공급을 시작한 바 있다.
유통업계 라이벌로 꼽히는 롯데와도 손잡았다. 피코크는 이날 롯데홈쇼핑에서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9kg)를 판매한다. 과거 현대카드몰, 삼성카드임직원몰 등 특정회원을 상대로 한 유통채널에 피코크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다른 유통채널을 통해 일반고객에게 피코크를 공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재 경쟁사 백화점, 오픈마켓, 홈쇼핑 등 기타 유통업체와도 상품 공급을 협의 중이다.
피코크는 지난해 6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기프티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온ㆍ오프라인 연계(O2O) 시장에도 피코크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4~5월에는 카카오, SK플래닛과 상품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20~70여종의 피코크 기프티콘을 해당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는 3개월 간의 공사기간을 걸쳐 성수동 이마트 본사 9층에 '피코크 비밀 연구소'도 신설했다. 지난달 30일 오픈한 피코크 비밀연구소는 기존 테이스트 키친의 조리 및 시식 기능을 갖췄다. 317㎡에 달하던 테이스트 키친의 면적을 50% 이상 확대해 총 면적이 476㎡에 달하는 피코크 상품 연구개발(R&D) 센터로 탈바꿈했다.
기존에 없었던 피코크 상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염도ㆍ당도ㆍ산도 등 다양한 관능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품질 관리실도 설립하는 등 최초 아이디어 단계부터 최종 상품화까지 한 공간에서 원스탑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이마트는 2016년 피코크 담당 내 영업팀을 신설해 타 유통 채널과의 상품공급에 대한 영업과 계약 체결에 있어 원활한 업무 지원을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피코크는 맛과 디자인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바탕으로 신세계그룹 내 유통채널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쌓을 수 있었다"며 "이마트 자체 브랜드라는 한계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밀 솔루션 브랜드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상품 공급 확대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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