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급 위상 자랑하는 메모리얼토너먼트서 자존심 대결, 한국은 안병훈과 최경주 출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메모리얼토너먼트(The Memorial Tournament)'.
바로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호스트로 나서는 무대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미국)를 유난히 존경한 니클라우스는 1966년 마스터스 우승 직후 "또 하나의 마스터스를 만들고 싶다"며 아예 고향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 더블린에 뮤어필드빌리지(파72ㆍ7392야드)라는 코스를 새로 조성해 197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를 창설했다. 마스터스(The Masters Tournament)와 철자 구성까지 똑같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내로라 하는 월드스타들이 2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이 대회를 위해 속속 뮤어필드로 집결하는 이유다. 시쳇말로 "안나가면 니클라우스에게 찍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총상금을 지난해 620만 달러에서 850만 달러로 대폭 증액했다. 니클라우스의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메이저급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데이가 3주 전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 매킬로이가 2주 전 유러피언(EPGA)투어 아이리시오픈, 스피스는 지난주 딘앤델루카에서 각각 우승해 3명의 선수 모두 실전 샷 감각이 절정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빅 3의 결투'다. 데이는 특히 아널드파머와 델매치 등을 포함해 일찌감치 시즌 3승을 쓸어 담은 시점이다. 다승과 상금랭킹, 페덱스컵 포인트 등 개인 타이틀 역시 모조리 1위다.
'넘버 2' 스피스가 더플레이어스에서 동반플레이를 펼쳤지만 '컷 오프'됐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더했다. 이번에는 물론 상황이 다르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다 잡았던 우승을 날렸던 스피스는 지난 2주간 고향 텍사스에서 스윙코치 카메론 맥코믹까지 긴급 호출해 스윙 플레인을 점검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인 끝에 기어코 '2승 사냥'에 성공해 전열을 정비했다.
매킬로이는 아일랜드로 날아가 아이리시오픈에서 EPGA투어 통산 4승째를 거두고 귀환했다. 최종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특히 두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바짝 붙이는 '알바트로스성 이글'을 터뜨려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2014년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우승후보로 더했다. 지난해 공동 5위에 오르는 등 유독 뮤어필드에 강하다.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는 지난해 연장우승의 짜릿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연장 세번째 홀에서 당시 세계랭킹 6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격침시켜 이른바 '212위의 반란'으로 파란을 일으킨 선수다. 세계랭킹 4, 5, 8위 버바 왓슨과 리키 파울러,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이 우승 경쟁에 가세했고, 2013년 챔프 매트 쿠차(미국)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팬들은 안병훈(25ㆍCJ그룹)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타이틀방어에 나선 BMW PGA챔피언십에서 공동 33위에 그친 아쉬움을 풀기 위해 서둘러 미국으로 건너갔다. '탱크 최경주(46ㆍSK텔레콤)는 한국원정길을 마치고 복귀해 에너지를 비축하면서 차분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시우(21)와 이동환(28ㆍ이상 CJ오쇼핑) 등 '루키군단'이 뒤를 받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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