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한강서 자전거 타며 문화를 본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주말에는 한강에서 자전거를 즐깁니다. 한국 문화에 이미 적응됐습니다."
지난해 9월 한국으로 부임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주말마다 한강을 찾는다.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며 한국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문화까지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한국 음주 문화도 '마스터'했다. 브라질 근무 당시에도 모국인 그리스의 전통술 '우조(ouzo)'를 즐겨했지만 한국에 오고 나서는 소주를 찾는다. 우조는 와인을 정제하고 남은 술지게미를 다시 증류해서 만든 독한 술로 보통 물을 타서 마신다. 한국에서 삽겹살과 소주가 커플이라면 그리스에선 해산물과 우조가 궁합이 맞는다. 한국 문화를 알아야 시장을 읽고 수요를 읽을 수 있다는 게 실라키스 사장의 논리다.
실라키스 사장은 벤츠코리아로 옮긴 후 브리타 제에거 전임 사장이 끌어올려놓은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한국으로 온 직후 터진 이른바 '벤츠 골프채 사건'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뒤늦게나마 사과와 보상으로 사건을 매듭지었다.
무엇보다 판매량은 꾸준하다. 취임 첫달에 4329대를 판매하며 2위 BMW(3506대)를 1000여대 앞선데 이어 10월에도 1위를 유지했다. 폭스바겐이 디젤 사태를 겪으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강행했던 11~12월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 지난해 수입차 전체 판매 2위에 올랐다. 특히 BMW와의 격차를 전년 5000대에서 800대로 줄이며 올해 1위 가능성을 예고했다.
올들어 판매량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4월까지 1만6800대를 팔며 1만3600대의 BMW를 3000여대차로 벌려놨다. 더욱이 6월부터는 벤츠코리아 주력 모델인 E-클래스의 신형 모델이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으로 경쟁 모델인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총 4만7000여대 중 1만9000여대가 E-클래스다. 전체 판매량의 42%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9세대 차량 가격이 6000만~9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까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실라키스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올해 핵심 경영전략은 고객 서비스 강화다. 앞서 올초 간담회에서도 "최상의 고객 만족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올해말까지 41개의 전시장, 48개의 서비스센터, 13개의 스타클래스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갖추겠다는 서비스 확충안도 내놨다. 서초 청계, 분당 정자, 천안, 진북, 울산 전국 5개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워크베이 또한 올해말까지 전년대비 19% 증가한 753개를 갖출 예정이다.
딜러 네트워크 부분에 대한 투자도 2000억원 책정했다. 4월까지 342억원이 투입된 상태로 관련 사업부 인원도 500여명을 새로 채용할 방침이다. 이로써 벤츠 코리아는 올 하반기까지 총 3600여명의 딜러 네트워크 인력을 갖추게 된다.
실라키스 사장은 "자동차 업계의 리더로서 끊임없는 혁신과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임과 동시에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선사하며 열정과 감성의 순간을 창조해왔다"며 "앞으로도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사회적책임활동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