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이달초 임직원 회의에서 "판매량이 적든 많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2009년부터 7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이뤄냈지만 초심을 잊지말자는 의미에서다. 2분기를 맞은 상황에서 BMW코리아는 경쟁사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지만 김 사장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단순히 판매를 늘리는데 집중하지 않고 BMW의 시장 선도적 이미지를 굳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사장은 아시아인 최초로 2003년 본사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 대한 BMW그룹의 신뢰는 매우 깊다. 이언 로버슨 BMW그룹 세일즈마케팅 총괄사장은 "김 사장이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평했을 정도다. 실제 김 사장은 2000년 BMW코리아 사장이 된 뒤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를 통틀어 최장수 CEO다. 더욱이 내년 정년을 맞는 상황에서 또다시 추가 연임까지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본사와 미국에 이어 한국에 드라이빙센터를 들여온 것도 김 사장이다. "중국이 아닌 작은 나라에 왜 지어야하냐"며 반문했던 본사 임원들을 설득해 축구장 33개 크기의 드라이빙센터를 짓는데 성공했다. 김 사장의 판단은 정확했다. 지난해 5월 개장 9개월 만에 누적방문객 10만명을 돌파했다.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명소로 입소문이 났고 일반 고객에게는 BMW에 대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끌어냈다.
본사에 배당이 아닌 투자를 지속 요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00%나 증가한 BMW코리아는 애프터서비스(AS)망 확충 등 국내 재투자와 사회공헌 비용을 위해 2011년부터 단 한번도 본사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3월에는 경기도 안성 부품물류센터에 1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최근에는 수입차 업계에서 보기 힘든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간헐적으로 발생한 BMW 차량 화재건에 대해 김 사장은 "공식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았음에도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중고가격에 맞춰 전액 현금으로 보상하겠다"고 나섰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독일BMW본사화재감식팀의 판단은 "차량이 완전히 전소돼 원인을 알 수 없다"였다.
김 사장은 "BMW코리아는 지난 20년간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수입차 시장의 리더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더욱 높은 퀄리티로 응대할 수 있는 선진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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