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중)의 전방위 로비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이민희(56)씨가 구속 위기를 앞두고 본인 소명 기회를 포기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 등 서면 심리만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씨 구속여부는 이날 밤 늦게 가려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전날 이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확대를 위해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에게 청탁해주는 대가로 정 대표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정 대표 관련 로비 의혹 외에 유명 트로트 가수의 동생으로부터 투자금 명목 3억원을 빌리고서 갚지 않은 혐의, 형사사건 관련 고교 선배인 홍만표 변호사(57)를 이어주고 의뢰인으로부터 소개비 명목 1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그간 로비자금 명목으로 챙긴 돈을 유흥비·생활비 등으로 써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적인 '로비' 활동은 없었다는 취지다. 검찰은 정 대표 등 그에게 로비자금을 제공하거나, 청탁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과의 대질조사 등을 통해 로비의 실체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수사기관 지명수배를 피해 잠적했던 이씨가 지난 20일 밤 늦게 자수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조사해왔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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