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인도에 앱·디자인 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뭄바이에 도착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정보기술(IT) 중심지 벵갈루루에 애플 운영체제인 iOS용 앱 개발자들을 위한 앱 디자인·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내년 초 개장할 예정이다. 애플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 기술개발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NDTV는 전했다.
쿡 CEO는 "인도는 가장 활발한 iOS 개발 공동체 가운데 하나"라며 "인도 개발자들이 창의적인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센터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뭄바이에 있는 유명 힌두 사원인 시디비나야크를 방문해 인도인에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시디비나야크에서 쿡은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아들 아난트 암바니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또 사이러스 미스트리 타타 그룹 회장, 수닐 수드 보다폰 인디아 CEO 등 인도 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쿡은 19일 텔랑가나 주 주도 하이데라바드를 방문해 이곳에 설립할 애플 기술개발센터 부지를 살펴본다고 주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어 20일에는 인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바르티 에어텔의 수닐 미탈 회장을 만나 인도 4G 통신망 확대와 관련한 사항과 바르티 에어텔 매장을 이용한 아이폰 판매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인도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1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인도 내 애플 직영매장 설치 문제와 최근 인도 정부가 거부한 중고 아이폰 수입·판매 문제, 인도 내 아이폰 제조공장 설립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예상된다.
인도에서 애플의 입지는 아직 약하다. 애플은 지난해 인도에서 2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3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인도에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가 25.1%로 1위, 인도 업체인 마이크로맥스와 인텍스가 각각 16.5%와 9.4%로 2·3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2.7%로 7위에 그쳤다.
애플은 중국 시장이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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