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석 부행장 “낙관도 비관도 못해”…현대상선 채권단 오늘 해외선주에 용선료 인하 담판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18일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를 인하해준다는 전제하에 인하분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분할상환한다는 안을 선주측에 제시할 계획"이라며 "협상 결과에 대해선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용선료 인하 협상 전망과 관련 정 부행장은 "50대 50인 상황"이라며 "용선료 인하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부행장은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협상에서 산업은행 측 책임자다.
현대상선과 5개 컨테이너 선주,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은 KDB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용선료 인하 협상을 위한 회의를 연다. 5개 선사는 그리스 다나오스(13척)ㆍ나비오스(5척)ㆍCCC(5척)와 영국 조디악(6척), 싱가포르 EPS(5척) 등으로 이번에 현대상선이 국내로 초청한 선사들이다. 현대상선은 총 22곳의 해외 선주 가운데 벌크선(일반 화물선) 선주 17곳(49척)과는 협상을 타결했지만, 연간 9700억여원에 달하는 용선료의 7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선주 5곳(34척)과는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정 부행장 등 협상단은 해외 선주들에게 현대상선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전하고, 지금까지 확인한 현대상선의 재무상황과 정상화 가능성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출자전환을 통해 산은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되는 만큼 대주주에게 해외 선사들이 이익 보전 방안을 확인 받으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프라인 협상은 오늘이 마지막으로 협상 후 전화로 조율하겠지만 협상의 성공여부는 오늘 결판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외 선주들은 현대상선 용선료를 깎아줄 경우 다른 선사들까지 잇따라 인하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용선료를 깎아주지 않아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선주들의 피해도 크다는 점, 다른 선사들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협상이 최종적으로 실패할 경우 현대상선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진다.
이에 앞서 산은은 17일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핵심으로 한 채무재조정안을 현대상선 협약채권단에 부의했다. 부의 안건의 주요 내용은 협약채권단 차입금의 60%를 출자전환하고 대출이자 금리를 1-2%대로 낮춰주며,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들고 있던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이다. 이 역시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의지를 명확히 밝혀 용선료 협상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용선료 협상이 실패하면 이같은 조정안은 무효가 된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