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비닐로 덮여있는 정사각형의 노란 치즈가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 따뜻하게 데워지면 쭉쭉 늘어나는 ‘피자치즈’를 보고 매우 열광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처럼 볶음밥, 각종 볶음류, 샐러드에 생(fresh)으로 혹은, 가공하여 다양하게 이용하기보다는 주로 피자 위에만 올려 오븐에 익힌 상태로만 먹었기 때문에 모차렐라 치즈라는 이름이 아닌 피자치즈로 불렸다. 언제나 냉장 코너에 분쇄된 채로 판매하는 것만 봐왔는데, 사실 그조차 넉넉하게 토핑하여 끝도 없이 쭉쭉 늘어나는 피자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마트와 백화점에 치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코너가 등장하게 되고, 심지어 집에서도 간단하게 치즈를 만들어 먹는 경우도 흔해졌다. 이제는 레스토랑에서 혀가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이름을 가진 치즈를 넣은 음식을 종종 볼 수 있다. 나에게는 고르곤졸라 치즈를 넣은 피자가 그러한 음식 중 하나였는데, 꿀을 찍어 먹으면 꼬릿한 냄새에 달콤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아이보리 색에 푸른곰팡이가 마치 우아한 대리석 모양을 연상시키는 고르곤졸라는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블루치즈의 일종이다. 염분이 그리 강하지 않은데다 촉감도 크림치즈 정도로 부드럽기 때문에 피자에 얹어먹는 것 외에도 파스타나 리소토, 스테이크 등과 곁들여 먹거나 호두 등의 견과류와 함께 와인 안주로 먹어도 좋아 활용도도 높다.
빵 위에 얹어 토스트를 만들어 먹어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데, 오늘은 사과를 저며 고르곤졸라 치즈와 함께 먹어보자.
사과 고르곤졸라 토스트
재료(2인분)
사과 1/2개, 식빵 2장, 버터 1, 고르곤졸라 치즈 50g, 꿀 2,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 요리 시간 15분
1. 사과는 씻어 껍질째 얇게 썬다.
2. 식빵에 버터를 골고루 펴 바른다.
3. 식빵에 서과를 가지런히 올려 담고 후춧가루를 약간 뿌리고 고르곤졸라 치즈를 골고루 올린다.
4. 200℃의 오븐에서 5~7분 정도 익힌 후 꿀을 골고루 뿌린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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