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현영 인턴기자] 가수 조영남(71)씨의 미술 작품이 대작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16일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화가로 활동해 온 조영남의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달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무명 화가 A(60)씨로부터 자신이 조씨의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렸는데 그 작품들이 고가에 판매됐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조영남의 그림으로 유명한 화투 그림을 중심으로 작품의 90% 정도를 그려주면 조영남이 나머지를 덧칠하고 사인을 넣어 자신의 작품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런 식으로 2009년부터 올 3월까지 300여 점의 그림을 그려줬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작품에 대해서 조씨의 매니저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자 내용에는 '20호로 두개 부탁 드리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찍은 그림 사진 등이 첨부돼 있었다.
한편 조영남은 중앙일보와의 통화를 통해 A씨가 자신의 여러 조수 중 한 명이며, 자신이 그린 그림을 똑같이 그리게 시킨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영남은 이를 두고 '판화 개념'이라며 판매된 그림의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미술계에 따르면 조씨의 일부 작품은 수백만~수천만원에 거래됐다고 전해진다.
검찰은 조영남의 그림을 어디까지 A씨가 그렸으며 팔린 그림이 A씨가 그린 것이 맞는지, 얼마에 판매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아직 판매된 그림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A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사기 혐의가 성립될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미국 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현지에서 28년간 화가로 활동하다 2008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조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강현영 인턴기자 youngq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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