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올해는 36개."
1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05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215야드) 17번홀(파3) 워터해저드에 수장된 골프공 숫자다. 이 홀이 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최지 중 가장 어렵기로 소문난 파3홀이다. 전장은 137야드에 불과하지만 예상치 못한 바람이 가세해 아일랜드 형태로 조성된 그린에 공을 떨어뜨리기가 만만치 않다.
실제 2003년 이후 이 홀에서 물에 빠진 공은 무려 634개가 된다. 2007년이 최악이다. 443차례 샷 가운데 첫날 50차례 등 총 93차례나 공이 물로 날아갔다. 션 오헤어(미국)는 최종일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두 차례나 공이 빠지면서 4타를 까먹어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날렸다. 막판 우승 진군에 제동을 거는 '17번홀의 저주'가 탄생한 배경이다. 2005년 68개, 2008년 64개로 뒤를 이었다.
36개는 평균 45.3개에 비해 오히려 적은 편이다. 러셀 녹스(스코틀랜드)가 대표적인 '희생양'이 됐다. 8언더파를 작성해 '톱 10'을 지키던 3라운드에서 공이 세 차례나 워터해즈드로 직행해 순식간에 6타를 까먹어 40위권으로 추락했다. 녹스는 "수많은 갤러리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몹시 불편했다"며 "긴장한 탓인지 나중에는 그린이 마치 동전처럼 작아보였다"고 회상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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