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또 다른 견해 알 수 있었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黨) 원내지도부 회동과 관련해 "우리가 할 얘기를 다 했고, 대통령께서도 하실 말씀을 다 하셨기 때문에 몇가지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며 "그러나 여러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또 다른 견해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뒤 5시10분께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이) 소통하겠다, 국민과 협력하겠다, 민의(民意)를 존중하겠다는 것 등을 강조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82분간 같은 당 김성식 정책위원회 의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변재일 정책위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함께 박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다.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3당 대표회담 분기 당 1회 정례화 ▲경제부총리-3당 정책위의장 간 민생현안점검회의 개최 ▲안보 상황에 대한 정보공유 ▲필요할 경우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의 6개 사항에 합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서면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법, 가습기 살균제 문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노동관계법 개정, 조선·해양 산업 구조조정, 누리과정 예산문제, 남북관계 개선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박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위의 활동기간을) 연장하면 국민 세금도 많이 들어가고, 여론도 찬성·반대가 있는 만큼 국회에서 협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보훈처에 적절한 안(案)을 마련토록 지시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세 차례나 간곡히 설명을 드렸고, 대통령은 보훈처에 지시해 좋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한 만큼 기대를 가지고 있겠다"면서도 "좋은 방안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지만, 대통령은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제가 볼 때 (박 대통령이) 남북대화나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없으신 것 같다"며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공조해 차제에 북한이 핵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가습기 사건은 제2의 세월호 사건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생활비 지원 등 선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은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철저히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실패를 인정하고 경제위기를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과 노동계가 고통분담을 하도록 설득하면 국민의당과 국회도 협조하겠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은 현재 정부에서 TF를 만들어 경제기관 간에 긴밀한 합의를 통해 좋은 안(案)을 도출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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