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가 주최하고 탐앤탐스가 후원한 ‘나홀로 요리 레시피 공모전’의 당선작이 최종 선정됐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3월 24일부터 한달간 급증하는 1인 가구와 '혼밥' 청년들의 삼시세끼 질을 높이고 사회적 유대를 통해 위로를 나누자는 취지로 전국민 대상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네티즌 투표와 요리연구가들의 심사결과를 종합해 8명의 수상자를 선발했다.
아래는 최우수상 수상작 나하나님의 레시피 '엄청 마음에 들걸? 엄.마.라면'
작품에 얽힌 사연
스무 살 때 대학생이 됐다는 설렘과 함께 자취를 시작했다. 자취 초기에는 자유인이 된 것 마냥 들떠있었고 신났었다. 친구들과 약속이 없는 날에는 TV를 보며 바삭바삭한 치킨을 뜯어 먹는 즐거움을 만끽했고, 살짝 탄 계란프라이도 내가 만든 건 다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자취를 하면서 엄마 밥이 그리워지는 순간은,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아니며, 엄마의 레시피를 되새기며 스스로 만든 요리를 먹을 때도 아니다. 피곤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냉장고를 열었는데,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고, 눈에 보이는 것은 인스턴트 라면뿐일 때. 딱히 그 라면 말고는 선택사항이 없을 때. 그 어떤 요리보다도 자신 있게 가장 빨리 만들 수 있는 요리임에도, 라면을 혼자 방에서 먹을 때만큼 나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없었다.
나는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약 8년 동안 자취생활을 하면서 라면을 끓여먹을 때 엄마, 그리고 엄마 밥이 가장 그리웠다. 오늘은 뭘 먹었는지 전화로 물어보시는 엄마의 질문에 라면이라고 대답했더니 마치 먹으면 안 될 것을 먹은 것처럼 걱정하셨다. ‘파는 넣었니? 떡도 넣지 그랬니? 계란도 넣고~’
그렇다. 만약 엄마라면, 엄마가 내 라면을 끓였다면, 분명 그 안에는 만두, 떡, 계란, 파,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으셨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것을 넣어주시면서도 밥이 아닌 라면을 끓여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끓이는 라면은, 떡 한 개라도 더 넣어서 주고 싶어 하셨던 그 라면은, 그냥 라면이 아니었다. 나도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라면을 먹었다는 내 대답에도 엄마가 속상하지 않을 만큼 맛있는 라면요리를 만들고 싶었다.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있는 전국의 자취생들에게, 그 누구나 집에 하나쯤은 있을 라면과 기본적인 양념, 재료들로 10분 안에 만들 수 있는, 라면이지만 혼자 썰렁한 집에서 먹어도 서럽지 않은, 엄마가 만들어 준 듯한 아래의 레시피를 선물하고 싶다. 그래서 내 메뉴 명은 ‘만약 엄마라면 이렇게 내 라면을 끓여주시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어 [엄청 마음에 들걸? ‘엄.마.라면’] 이라고 지었다.
재료
라면사리 또는 라면 (1개), 다진 고기 (70g), 된장 (10g / 2 작은 술), 맛술 (5ml / 1 작은 술), 간장 (5ml / 1 작은 술), 고추장 (5g / 1 작은 술), 다진 양파 (중 사이즈 1/4개), 다진 마늘 조금,파 조금 (흰 부분, 파란 부분 각각 조금씩), 김치 조금, 김 가루 조금, 깨소금 조금, 고춧가루 조금, 참기름 조금, 계란 노른자 (1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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