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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물가 부메랑…'김영란법' 고심 깊은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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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물가 부메랑…'김영란법' 고심 깊은 한은 김영란법 국회 본회의상정의 마지막 관문인 국회 법사위 회의장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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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일명 '김영란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이 입법 예고되면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1분기 내수위축으로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꺾인 상황에서 기업의 지갑을 닫게 하는 '김영란법'이 내수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이란 걱정에서다. 특히 공직자와 언론인 사립학교 임직원 등은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식사비 3만원, 접대비 5만원 등의 한도를 초과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같은 법이 시행되면 기업활동 위축-내수 위축-성장률 저하의 악순환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과거 유사 경험도 있다. 지난 2004년 기업(법인사업자)의 접대 문화의 투명화를 위해 도입한 접대비 실명제 실시때 그랬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3년 5조4504억원이었던 기업의 접대비 규모는 1년만에 5조1761억원으로 5% 정도 감소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4년 기업 접대비인 9조3369억원 중 5%가 준다면 약 5000억원이 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기업의 접대비 감소는 내수 지표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접대비 실명제 시행으로 2004년 1분기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은 -0.9%를 기록했다. 지금 우리 경제 상황도 여의치 않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0.5~0.6% 성장률보다 낮은 수치였다. 특히 작년 우리 경제를 나홀로 끌었던 내수 성장 기여도는 -0.3%를 기록, 8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가계부채와 노후 걱정으로 개인 소비자의 지출이 커지기 힘든 상황에서 기업의 지출마저 줄어든다면 한은이 올해 예상한 경제성장률 2.8% 달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

정부 당국의 경상성장률 관리도 문제다. 경상성장률은 경제성장률(실질 GDP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합한 개념인데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상성장률을 4.3%로 제시했다.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려서라도 경제성장률을 높이자는 차원인데, 현재 상황이라면 물가상승률은 경상성장률을 깍아먹을 수 있다.


한은은 올해부터 3년간 적용될 중기물가안정목표를 2% 단일 수치로 제시하며 사실상 디플레 파이터로 방향을 틀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4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오르는데 그쳤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영란법 시행은 후 고급 음식점과 골프장 등의 물가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면 한은의 물가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소비자물가 지수 전체 가중치(1000) 중 김영란 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골프장이용료(1.5)와 골프연습장 이용료(1), 소고기 외식(4), 생성초밥 외식(1.7), 생선회 외식(6.8), 생화(0.4), 원예용품(0.1) 등의 가중치는 16.5로, 단일 항목 중 가장 가장치가 높은 전셋값(62)의 26.6%를 차지한다.


올들어 4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0.5%포인트 이상 하회하고 있는 상태서 김영란법의 시행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이에 대한 한은 총재의 설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중기물가목표제 결정 과정에서 실제 물가가 6개월 연속 목표치에서 ±0.5%포인트 초과해 벗어나면 총재가 이에 대해 직접 설명하도록 책임 의무를 높였기 때문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김영란법은 적용범위가 배우자 등으로 광범위하게 적용돼 있어 접대 문화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음식, 숙박,선물업종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어 이에 따른 내수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김영란법'의 시행이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론 어느정도 부분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있지만 접대비가 줄어드는 만큼 이 비용이 투자 등으로 옮겨간다면 긍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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