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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짜리 장기전세 등장…임대주택 '고액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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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레미안퍼스티지 장기전세 7억3500만원…같은 평형 3억대도 있어 '천차만별'
"주거안정 위해 공급" 고액화 논란…"당초 중산층 장기주거 안정 목적" 반론도


7억짜리 장기전세 등장…임대주택 '고액화' 논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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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최장 20년간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살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임대료가 주변시세에 연동되면서 반포에서는 7억원을 넘어선 장기전세주택이 등장했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이 지나치게 고액화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자를 모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1건)의 전세금은 7억3500만원. 같은 회차에 공급된 '반포자이' 전용 84㎡(1건)도 7억950만원이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인 5억6449만원(부동산114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동시에 역대 SH공사가 공급한 장기전세주택 중 최고가다. 두 주택이 공급된 31회차 장기전세임대 신청 경쟁률은 10.1대1을 기록했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24대1, 반포자이는 32대1을 기록해 평균 경쟁률을 넘어섰다.

장기전세주택 전세보증금이 높아진 것은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과 더불어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 행진 영향이 크다. 장기전세주택 중 재건축ㆍ재개발 매입형은 용적률 완화를 조건으로 서울시에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매입해 SH공사에서 공급한다. 이때 임대료는 시세의 80%로 책정된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사업지를 중심으로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임대료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입주자를 모집한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59㎡(81가구), 아크로리버파크 반포 59㎡(85가구)는 각각 임대료가 6억2480만원, 6억7600만원으로 책정됐다.


비싼 장기전세주택은 공급자는 물론 잠재 수요자 모두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 재건축 조합들은 장기전세주택 공급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대료는 시세를 따르면서 매입가는 2008년 12월 이후 7년째 동결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삼다보니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표준건축비를 5%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는 만족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혈세를 투입해 값비싼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목소리는 잠재 수요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 당첨자에게는 2% 수준의 저리로 최대 5000만원, 계약금의 90%까지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 상품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장기전세주택 당첨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고가 주택 입주자에 서민지원용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느냐는 시각인 셈이다.


넓이는 같지만 임대료가 천차만별인 점도 이런 논란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재건축 매입형으로 공급된 상도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19건) 84㎡는 3억7600만원, 강서한강자이(1건) 84㎡는 3억4400만원에 공급됐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자이의 절반에도 미치치 못한다. 보증금은 두 배 가깝게 차이 나지만 입주자격 기준은 동일하다. 재건축한 아파트를 매입해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은 면적별로 소득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3인이하 가구 기준 473만4603원), 90㎡ 이하는 120%가 적용된다. 주택보유, 자동차 가치액에 대해서도 면적별로 기준이 다르다.


그럼에도 임대주택의 다양성과 인식개선을 위해 장기전세주택의 고액화 현상을 문제 삼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애초에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의 장기적인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 임대주택이 반드시 저소득층만을 위한 제도는 아니라는 인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장기전세주택은 다른 공공임대주택과 다른 목적으로 도입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임대주택 관련 법률에서 규정한대로 매입해 공급하고 있다"면서 "가격차이 등의 괴리감을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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