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은 시대'의 선포를 공식화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6일 개막한다. 북한은 당 대회를 통해 김 제1위원장 집권 5년간의 치적을 집중적으로 선전하면서 '김정은 우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여동생인 김여정이 급부상하는 무대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면,부인 리설주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별도의 직책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여정의 현재 직책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다. 그가 일하는 구체적인 기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리 정보 당국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우리의 차관급)을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전선동부는 선전활동 사업 총괄지도, 사상교육 및 출판물 통제 등을 담당하는부서로, 북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 부서는 지난 3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새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했을 당시 제재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당 대회 마지막 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거쳐 결정되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 중앙당 비서 등의 인사에선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비서실에 해당하는 당 서기실의 실장을 맡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하지만 그가 현재 어떤 자리에 있든 김 제1위원장의 확실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7차례나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여정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부장(장관급)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선전선동부에서 일하고 있는 게 맞다면 선전선동부장으로 내부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기남 현 선전 담당 당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을 밀어내고 김여정이 당 비서와 선전선동부장을 동시에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른 기관의 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 국제부 1과 과장과 부부장을 차례로 맡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도 갑자기 경공업부 부장으로 옮긴 선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5일 "김여정이 약 3년간 김정은을 잘 보좌하면서 실무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부장으로 승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이렇게 되면 이른바 '백두혈통'이 강화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36년 만에 개최되는 북한의 최대 정치행사인 이번 당 대회는 6일부터 시작해 9일께 폐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대회는 평양 소재 4ㆍ25 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돼 첫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및 토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당 대회 이후 성과를 설명하고 앞으로 계획을 제시하는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는 김 제1위원장이 직접 할 가능성이 크다. 1980년 10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6차 당 대회 때에는 당시 김일성 주석이 1970년 5차 당 대회 이후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5~6시간 동안 3000여 명의 당 대표자들에게 보고했다.
당 대회 2일 차에는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당규약 개정 토의, 결정서 채택이, 3일 차에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 선거와 폐회사가 각각 진행될 것으로 통일부는 예상했다. 군중대회나 부대행사 일정에 따라 대회기간은 조정될 여지가 있다. 닷새간 진행된 6차 당 대회 때는 100만 명이 참여하는 군중시위와 5만 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 행사가 열린 개막 다음 날에는 당 대회 공식 일정이 없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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