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FC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첫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서울은 4일 일본 히로시마 에디온스타디움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대회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1대2로 패했다. 두 팀의 운명이 이미 결정된 터라 긴장감은 다소 떨어졌다. 서울은 지난 라운드에서 F조 1위를 확정지었다. 반면 히로시마는 3위로 탈락이 확정됐다. 서울은 승점 13점(4승1무1패), 히로시마는 9점(3승3패)으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히로시마 원정에서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었다. 원정단도 18명이 아닌 16명으로 팀을 꾸렸다. 데얀을 비롯해 오스마르, 다카하기, 주세종, 고요한, 고광민, 김원식, 김동우, 유상훈 등은 한국에 남았다. 원정단에는 아드리아노, 박주영, 유 현, 이석현, 박용우를 제외하곤 올 시즌 출전 경험이 없거나 적은 선수들로 채웠다.
베스트 11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최 감독은 3-5-2가 아닌 4-3-3 시스템으로 전술을 실험했다. 원톱에는 ACL 득점 순위 1위(9골)를 질주하고 있는 아드리아노가 선 가운데 좌우측 윙포워드에는 신인 김정환과 심제혁이 위치했다. 미드필더도 새 옷이었다. 윤일록이 중앙 미드필더로 첫 선을 보였다. 그는 부상으로 올 시즌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윤일록은 신진호의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윤일록은 중원에서 이석현, 이상협과 발을 맞췄다. 포백에는 심상민, 김남춘, 심우연, 김치우가 포진했고, 골문은 유현이 지켰다.
서울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심제혁의 크로스에 이은 김정환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초반 패기를 앞세운 좌우 측면 공격이 활기를 띠면서 주도권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반짝 기세였다. 히로시마는 미나가와 유스케와 아사노 다쿠마를 앞세워 서울의 수비라인을 허물기 시작했다. 미나가와는 전반 17분, 아사노는 전반 19분 잇따라 슈팅을 터트리며 흐름을 바꿔놓았다.
히로시마의 첫 골은 전반 27분 터졌다. 아사노였다. 프리킥으로 올라온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중앙에서 오른발로 화답, 골네트를 갈랐다. 아사노는 7분 뒤 서울 수비라인을 농락한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서울은 가까스로 위기를 면했다.
상승세를 탄 히로시마의 공세는 꺾이지 않았다. 전반 39분에는 미나가와가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전반을 0-2로 마친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다시 한번 변신했다. 김정환 대신 박용우가 투입되며 3-5-2 시스템으로 회귀했다. 박용우가 중앙수비에 포진했고, 심제혁은 아드리아노와 투톱을 형성했다. 수비라인은 안정을 찾았지만 칼끝은 여전히 무뎠다. 후반 13분에는 김치우가 나오고, 부상에서 돌아온 윤주태가 들어가며 아드리아노와 짝을 이뤘다.
하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윤주태의 두 차례 슈팅은 상대 수비와 골키퍼에 막혔다. 다행히 후반 43분 만회골이 터졌다. 윤주태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고, 아드리아노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아드리아노는 ACL에서 10호골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윤주태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맞고 옆으로 흘렀고, 심우연이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 동점골 기회는 허공으로 날아갔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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