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인식 긍정적…아시아에서 가고싶은 나라 1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중국의 소비U턴 정책은 한국 유통업계에 기회인 동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의 해외 소비를 줄이고, 이를 내수로 돌리려는 '소비U턴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4년 기준 중국 해외 여행객의 해외 소비금액은 1조위안 이상(약 185조원, 중국 상무부 발표)이다. 수입관세 인하, 면세점 확충, 잠정관세 적용 품목 확대 등 지난해 해외에서의 소비를 'U턴' 시키는 일련의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시행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3월14일 양회에서는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 부장이 면세점 증설과 관세 추가인하를 연내 적극 검토할 예정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소비재 관세 인하는 지난해 6월 및 12월(잠정관세) 두 차례에 걸쳐 인하가 이뤄진 바 있다. 주요 인하 대상은 가방, 시계, 의류, 액세서리 등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주로 구매하는 제품군이다. 올해에도 주로 이 품목을 비롯한 해외 구매비중이 높은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는 그러나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현지의 움직임이 한국 기업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진우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중국의 소비U턴 정책 시행에 따른 해외소비 감소와 수입대체 효과는 한국 면세점과 관련 산업에 단기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 침투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중국 수입시장 1위(1분기 기준 11%)인 점, 주요 경쟁국 중 유일한 FTA 체결국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 무역관은 이어 "제도 변화에 따른 빠른 대응과 가격, 제품군 수정 등 마케팅 전략 설정 등을 통해 외부 수요 감소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특히 최근 감소세를 보이는 중국 해외 여행객들의 둔화세는 주로 유럽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어 고가의 명품 시장과 중국 현지 브랜드 사이의 소비재 틈새시장이 우리 기업에 상대적으로 유망한 품목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직구 세제변경과 수입관세 인하로 중국 국내소비가 진작돼도 여전히 해외상품 수요 및 한류 재점화 효과에 따른 한국산 소비재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대중 수출 급증 소비재 품목(2016년 1~2월)은 공기청정기(157.3%), 샴푸(107.3%), 레이저 피부관리기(116.5%), 기초 화장품(38.6%) 등이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우호적이라는 점도 관련 기업에게는 긍정적이다. 글로벌블루가 최근 5000명의 중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가장 방문하고 싶은 지역 1위로 아시아(73%)가 꼽혔고, 아시아 중 최선호국은 한국(26%)이 차지했다. 일본(2위, 23%), 홍콩(3위, 18%) 보다도 상위에 있다.
다만 면세점 쇼핑 실적은 일본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아시아 지역 면세점 전체 매출신장률인 3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