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조작 사건 재조사'…"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
[아시아경제 문승용] 전남 함평골프고등학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조작한 ‘성추행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학교측 발표에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사건을 조작한 교사들을 고발조치한다는 발표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피해학생들을 재조사한다는 학교 측의 발표가 더 황당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우매한 행동으로까지 보인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이번 사건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결했다.
그 이유는 원고들의 발언이나 행동은 서로 장난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L양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들이 L양을 따돌림 한 사실이 없는 점, L양의 진술은 과장되거나 믿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번 판결 이후 법조계는 직권남용죄는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 진술서 작성을 요구했다면 협박죄, 처벌받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찰에 고발까지 했다면 무고죄,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명예훼손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런데도 학교 측은 도교육청의 자문을 받았다며 성추행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학교 측은 성추행 사건을 조작했던 K학생부장에게 재조사를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학부모와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교사들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물타기로 보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민들은 교사들이 사건을 조작해야만 했던 그 이유에 대해 추측성 발언을 앞세워 함평골프고 관계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전남도교육청이 진실을 은폐하고 두 학생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주도적으로 사건을 조작한 관련자들을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불법·부정행위가 드러난 교사들은 고발조치하고 재발방지책 마련도 주문하고 있다.
도교육청 체육건강과 직원들과 함평골프고 관계자들이 대학동문이라는 사실도 취재결과 드러났다.
잘못을 감싸기 보다는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동문이라는 학연의 고리보다 '진실이 살아있다'는 교훈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도교육청의 성역없는 목적감사를 기대해 본다.
문승용 기자 msynew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