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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기자회견]고개숙인 2년차 대표의 사과…진심 보였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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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간 사과만 한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5년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옥시, 구체적 피해자 보상방안 없어
뒤늦게 '보여주기식 사과' 비난


[옥시 기자회견]고개숙인 2년차 대표의 사과…진심 보였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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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기하영 수습기자]1시간 30분간 연신 고개만 숙였다.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큰 피해를 준 옥시레킷벤키저의 첫 공식 기자 회견장에서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는 수십 차례 "사죄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옥시 측 책임자는 구체적인 피해자 보상 방안은 들고 오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피해자들은 "면피용"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옥시는 검찰의 수사망이 영국 본사로까지 좁혀지고,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뒤늦게 보여주기식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한국에 온 지 2년차 대표의 사과=사프달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 피해를 당한 모든 피해자와 그 가족께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자사 제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점, 또한 신속히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포괄적인 보상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이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면서 "1, 2 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외에 가습기 살균제로 고통받은 다른 피해자를 위해서 인도적 기금 100억원이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피해자가 공정하고 조속한 보상받을 수 있는 명확한 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조사와 보상을 위해 독립적인 패널(기구)을 7월까지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최종안에 대해선 피해자와 협의를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옥시는 피해자 규모도 자체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사프달 대표는 "정부의 조사 외엔 그간 자체적인 피해 조사를 하지 않아 따로 집계한 피해 규모가 없다"고 말했다.


사프달 대표는 시작부터 끝까지 '죄송'과 '책임'을 강조했다. 피해자 가족이 "2∼3년 있다 가는 한국 사장이 아니라 영국 본사에서 나온 사람과 이야기하겠다"고 강하게 말하자 사프달 대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책임지고 한국 법인을 떠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날 영국 본사에서는 단 한명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영국 본사의 책임소재까지 수사하겠다고 나서자 사프달 대표를 전면으로 내세운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늦었다…한국에서 철수해야 한다=공식 기자회견이 끝나고 최승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유가족연대) 대표는 강단에 서서 "자식을 잃은 아빠"라고 소개하며 "아이가 만 한 살이 넘고 병원에 입원에 8개월 만에 사망했는데 지금에 와서 사과하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수사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지난 5년간 외면하다 검찰이 조사하니 언론에서 사과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옥시는 한국에서 자진철수, 폐업해야 한다"면서 "옥시 직원들은 포상여행을 다녀오는 것과 같이 공분을 사는 행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기자에게 보여주는 쇼, 퍼포먼스가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라며 "형식적인 사과가 아닌 피해자 한사람 한사람 찾아가 네 자식 죽인 놈은 옥시다라고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입법적으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옥시는 2001년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판매해왔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진 후 2013년 쉐커 라파카 당시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의 뜻으로 50억원 규모의 피해자 지원기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올해 들어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지난달 21일 이메일을 통해 입장자료를 발표, 추가로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1단계)하거나 가능성이 큰(2단계) 피해자는 모두 221명이다.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를 177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사망자는 7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백소아 사진 기자 sharp2046@asiae.co.kr
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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