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이란 순방…통신 업계 라이벌 사절단 포함
현지 사업 내용 철저한 보안
최근엔 CJ헬로비전 M&A 신경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이 다음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하면서 두 기업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놓고 SK텔레콤과 KT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과 황 회장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함께 할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유ㆍ무선 대표 기업인 KT와 SK텔레콤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면서 이번 이란과의 경제협력분야가 정보통신기술(ICT)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양국간 다양한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의 ICT 인프라 개선사업을 놓고 SK텔레콤과 KT가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KT는 유ㆍ무선을 통틀어 국내 최대 통신사로, SK텔레콤은 국내 1위 이동전화사업자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ICT 분야에서 이란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은 벌써부터 경쟁사 최고경영자(CEO)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이유와 이란에서 경쟁사가 선보일 사업 내용 등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사가 이번 이란 방문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또 다른 배경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놓여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최근 몇달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기업의 사활을 걸고 이번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KT의 입장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SK 경영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만은 않다. KT를 의식한 듯 SK텔레콤은 이번 장 사장의 이란 방문 목적 및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KT 역시 황 회장의 일정 등에 대해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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