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개통 1년 토론회 성료"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광주시 광산구청에서 22일 열린 ‘호남고속철도 개통 1주년 토론회’는 호남고속철이 준 과제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진단과 주민 의견이 어우러진 집단지성의 발현장이었다.
전문가들은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고, 주민들은 역사 건너편 직통 육교 등 아이디어를 보탰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광주송정역 주변의 대중교통망, 주차장, 복합환승센터 등 열악한 기반 시설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대한교통학회 호남지회가 주최한 토론회는 호남고속철 개통을 지역과 주민의 이익으로 이어보자는 목적에서 광산구가 학회에 요청해 마련된 것이다.
이정록 전남대 교수가 진행한 토론회는 임형문 광산구정책기획단 위원의 ‘호남고속철 개통 1주년! 데이터로 살펴본 1년의 변화’를 발제로, 임영길 호남대 교수가 교통분야, 남승진 동아보건대 교수가 도시재생분야, 한경록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지정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임 위원은 지난해 4월을 기준으로 호남고속철 개통 전후 그리고 개통 1년을 맞은 지난 3월 현재 광산구와 코레일,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조사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개했다.
임 위원은 “주말로 접어드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평균 승객 수가 각각 7718명과 8285명으로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승객보다 많다”며 “주말에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방문객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개발하고 고속철 편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려했던 ‘빨대효과’도 발생하지 않았다. 개통 직후인 지난해 5월 광주송정역 이용객 2000명 중 서울로 출발한 사람 중 의료기관 이용 목적은 3.6%, 문화활동과 쇼핑 목적은 각각 1.9%와 0.4%였다. 하지만 개통 1년 후 다시 조사한 결과는 병원 진료 1.0%, 기타 2.0%로 처음 우려했던 지역 부의 역외 유출은 현실화하지 않았던 것.
광주송정역을 이용할 때 승객이 꼽은 불편사항에 대해 임 위원은 “개통 직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광주 거주자는 대중교통망(34.7%)과 주차장(26.3%)을, 타 지역 거주자는 연계 대중교통망(38.4%)와 역내 편의시설 부족(19.7%)을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교통분야 지정 토론자로 나선 임영길 교수는 “광주송정역이 호남고속철 중심지 역할을 수애하기에는 여러 측면에서 준비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해법으로 ▲역사 편의 시설을 2만명 수준으로 상향 설치 ▲도시철도 2호선 지선 광주송정역 연장 및 우선 개통 ▲주차장 1000면 확보 ▲광주 송정역을 중심으로 한 도로 신설 등을 제시했다.
남승진 교수는 도시재생 분야에서 “광산의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실현한 후 호남고속철 요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남 교수는 “관광형 도시를 모델로 삼기보다 거주민이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는 도시재생에 나서야 한다”며 “지역 고유의 특성인 도농복합 요소를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지역경제 분야에서 한경록 책임연구원은 “전통시장 방문객은 이미지를 가져가기 때문에 친절도 향상에 유의하고, 판매도 사전·거래성사·사후 3단계 전략을 수립해 경영 선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합환승센터 기능에 대해 “쇼핑이 문화로 진화하는 현재 추세로 볼 때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 콘텐츠를 판매에 녹이는 ‘몰링’을 발굴해 실천하라”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의 지정 토론 후에는 주민, 상인, 택시노조 관계자 등 참석자 100여 명이 교통, 도시재생, 지역경제 분과로 나눠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조별 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먹거리·볼거리 등 안내판 설치 ▲테마를 구분한 전통시장 특화 ▲역사 건너편으로 직행하는 육교형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상인들은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구체화하면 상생을 위해 기관·센터 사업자·상인·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운영을 건의했다.
광산구는 관계 기관에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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