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실적발표에서 신규 사업 축소 뜻 간접적으로 밝혀
성과 가시화 안 되는 사업 정리할 가능성 제기
지난 달 로봇 업체 매물로 내놓기도 해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축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 내비쳤다. 구글은 지난해 검색·광고 사업과 관련없는 신규 사업을 지주회사인 알파벳에 집중시켰다.
21일(현지시간) 알파벳 2016년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루스 포랏(Ruth Porat) 최고채무책임자(CFO)는 회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합리화할 것이라고 두차례 언급했다.
포랏 CFO는 "특정 사업에서는 복수의 팀이 서로 다른 접근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접근 방식을 어떻게 합리화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포랏 CFO의 이 같은 발언은 알파벳 본사의 인력이 1년 사이에 9000명 늘었다고 밝힌 다음에 나왔다. 1년 전 알파벳의 총 직원수는 55419명이었지만 현재 알파벳은 64115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알파벳은 무인자동차, 스마트렌즈, 와이파이 열기구 등 구글이 그동안 진행해 온 문샷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문샷 프로젝트는 1960년대 달 탐사에 도전하는 일처럼 불가능해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구글의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신규 사업 특성상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알파벳은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를 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7.5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7.96달러에 못 미쳤고 매출도 203억달러로 톰슨 로이터 전망치 203억7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알파벳이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달 구글은 2년 전에 인수했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 알파벳의 경영진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앞으로 몇 년간 시장에 제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글의 창업자 레리 페이지는 지난 2013년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Wired)'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언제나 '미친 짓'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거 아니냐'고 구글을 걱정하지만 유튜브·크롬·안드로이드처럼 지금 그들이 열광하는 서비스는 모두 미친 짓의 산물이다"며 "만일 당신이 '미친 짓'을 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이 일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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