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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M&A시장]1. 증권사 몸집불리기…생존위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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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M&A시장]1. 증권사 몸집불리기…생존위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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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민영 기자]인간과 인공지능(AI) 간의 바둑대결에서 '알파고'가 이겼다. 하지만 진정한 승리자는 알파고를 탄생시킨 영국의 딥마인드를 3억파운드(5250억원)에 사들인 구글이었다. 구글은 동물적인 인수합병(M&A) DNA로 AI 시대를 활짝 열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만이 아니다. 다른 기업들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저성장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M&A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뛰어들고 있는 국내외 M&A시장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1>증권업계 빅뱅


‘도광양회(韜光養晦)’. 칼집에서 번득이는 빛을 숨기고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몸을 의지하고 있으며 재능을 숨기고 은밀하게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렸다는 데서 유래한다.

이 사자성어는 최근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승자가 된 KB투자증권에게 어울린다. KB투자증권은 KB금융이라는 거대자본을 배경으로 두고 있었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1위에도 오를 수 있었지만 때를 기다렸다. 물론, 실패도 있었다.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끝에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오자 드디어 칼집에서 칼을 빼들었다. 그리고 업계 3위의 강자로 올라섰다.


한국 금융투자시장 60주년을 맞아 증권사들이 M&A를 통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가 선정되면서 증권업계의 대형 M&A 이벤트는 사실상 종료됐다. 일부 증권사 매물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최근 대형 M&A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업계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5위인 미래에셋증권은 KDB대우증권과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단숨에 자기자본 7조7500억원으로 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투자증권(4조5300억원)과 통합 KB투자증권(3조9000억원), 삼성증권(3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3조3000억원) 등이 '톱5'에 포진했다.


이제 M&A를 통해 몸집을 키운 대형 증권사들의 시선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에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미국의 JP모건, 일본의 노무라를 넘어서겠다"고 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 글로벌 IB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규모 면에서 미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 업체에도 크게 못 미친다. 국내 톱5 증권사들을 모두 합쳐도 자기자본 규모가 골드만삭스(91조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의 노무라증권(28조원)과 다이와증권(14조원), 중국의 중신증권(18조원) 등과 비교했을 때도 여전히 규모가 작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국제적인 M&A전뿐만 아니라 국내 M&A전에서도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이 국내 증권사들을 제치고 주관사 유치를 싹쓸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증권사들이 덩치 키우기 경쟁에만 나선다는 비판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금융상품, 다각화된 사업구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8위에 불과한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업계 최상위권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 유연한 조직문화 등 파격적인 실험들이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로 가기 위해서는 M&A를 통한 외형 키우기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지금처럼 비좁은 국내시장에서 57개 증권사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논리다. 크고 작은 증권사들이 주식 중개(브로커리지)에만 집중한다면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금융의 삼성전자'는 나올 수 없다는 지적도 여전히 유효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째 이어진 우리투자ㆍ대우ㆍ현대증권 인수전은 증권업계 빅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혁신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물론 대형사들 간 추가 M&A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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