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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구조조정중…대형사 부터 중소형사 까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KB금융 인수된 현대증권도 6월 합병완료후 인력감축 불가피
작년에만 5개사 희망퇴직…증권맨 4년새 8000여명 여의도 떠나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원규 기자] 국내 대형증권사에서 10년간 주식중개(브로커리지) 영업을 담당했던 A씨는 최근 회사로 부터 연금영업부로 이동을 권유받고 고민에 빠졌다. 업계 특성상 브로커리지 영업과 연금 영업은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A씨를 새로운 연금 영업으로 보내겠다는 것은 사실상의 해고 통보와 같다는 것.

대형 증권사의 인수합병 등의 요인으로 올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서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오고 있다. 이미 최근 4년 사이 증시 침체 여파로 인해 증권맨 약 8000명이 여의도를 떠날 정도로 증권업 구조조정은 상시화되는 추세다. 증권사 한 중견 간부는 "증권업이 시장 형편과 관련이 깊은 시황산업이다보니 최근 몇년동안 불황증시가 계속되면서 어느덧 증권가 인력 구조조정은 숙명처럼 된 것 같다"고 전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증권사 임직원수는 3만6096명에 달한다. 이는 2011년말 4만4060명보다 18.1%(7964명) 적은 숫자다. 2010년 말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2935명에서 이듬해 4만4060명으로 소폭 증가한 다음부터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점포 수도 1856개에서 1217개로 34.4%(639개) 줄었다.

지난해는 5개 증권사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을 감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부장급 직원과 차장급 이하 직원 가운데 근속기간 7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2014년에도 희망퇴직으로 149명이 회사를 떠났다.


IBK투자증권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우증권도 매각전에 앞서 지난해 6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92명과 3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 같은 증권가의 인력 감축은 올들어 멈추지 않을 기세다. 대형사 중심으로 증권산업 판도가 바뀌는 데 따른 인력 구조조정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에 인수된 대우증권 임직원들의 구조조정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지는 IT 분야의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IT인력이 150여명, 미래에셋은 100여명 가량인데, 일단 2년 가량은 차세대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모든 인력들이 활용되겠지만 이후 인력이 70~80명 가량 남는다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내부에서는 "미래에셋 측이 연금영업부를 만들어 400~500명을 보낸다" , "10월 합병 법인 출범 후 인력구조조정을 한다" 등의 설들이 돌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지만 현재 45명으로도 충분한 연금사업부 조직을 400~500명까지 확대한다는 것은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명백하게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며 "대우증권 직원 중 15~20%는 직군 전환을 통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에 인수된 현대증권도 인력 구조조정이 우려된다. 오는 6월 대금납부를 마치고 합병이 성사되면 인사통합 계획이 나오겠지만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국장은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전원 고용보장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기존 대형 증권사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에서 희망퇴직이나 인력 구조조정 이슈가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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