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볼 터치 한번에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수비망이 갈라졌다. 데얀(35)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5차전 홈경기에서 맹활약하며 FC서울의 조 1위 확정을 이끌었다.
데얀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5차전 홈경기에서 한 골을 기록하는 등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의 진면목을 모두 보여주며 서울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은 부리람을 상대로 밀집수비를 뚫는 것이 일이었다. 지난 4차전 경기에서 산둥 루넝이 단단하게 만든 수비벽을 뚫지 못해 비긴 바 있어 이번 부리람과의 경기에서도 같은 흐름이 되면 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촘촘한 그물망을 갈라 놓아야 할 가위가 필요할 때, 데얀이 그 역할을 잘해줬다. 데얀은 유연한 볼터치와 간결한 원터치 패스로 부리람의 수비를 흔들었다. 뒤로 물러서서 단단히 지키는 형태였던 부리람을 상대로 서울이 두 골을 뽑아낼 수 있는 데는 데얀의 역할이 컸다.
데얀은 여러가지 장기를 발휘했다. 우선 상대 수비를 등지고 아드리아노와 2선 공격수들이 뒷공간을 잘 공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볼을 잘 지키면서 서울이 계속해서 부리람의 골문을 두드릴 수 있게 했다.
원터치 패스와 중장거리 패스는 서울이 전진할 공간을 만들어냈다. 데얀은 전반 32분에 후방까지 내려와서 오른쪽으로 긴 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하기도 했다. 후반 15분 등 장면에서는 공이 가까이 오자 한번의 터치에 이어 속도를 붙이는 패스로 고광민이 있는 왼쪽으로 연결, 편안하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게 했다.
득점도 계속 노렸다. 데얀은 전반 9분부터 찬스가 날 때마다 강하게 슈팅을 때리더니 전반 25분에 머리로 해결했다. 오른쪽에서 다카하기 요지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이마에 정확히 맞혀 골문 오른쪽 구석을 공략했다.
부리람 수비수들은 데얀의 몸싸움에 밀리고 데얀의 빠른 박자에 맞추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 데얀은 자기 역할을 다하고 후반 20분 박주영과 교체돼 나왔다. 이날 65분은 데얀의 진가를 잘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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