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여론조사에서 미국 상원이 연내 메릭 갈랜드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는 답변이 52%로 과반을 넘었다고 WSJ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릭 갈랜드 지명을 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편을 들어준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돌연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달 중순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했다.
공화당은 반대했다. 갈랜드 지명자가 중도 성향이지만 진보 쪽에 좀더 치우쳐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망한 스캘리아 대법관이 강경 보수였던 탓에 갈랜드가 대법관이 되면 연방 대법원의 이념적 성향이 진보로 쏠릴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이에 공화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를 지명하는 것은 옳지 않고 차기 대통령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관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며 맞섰다.
WSJ와 NBC가 3월 초에 상원이 대법관 표결을 연내 진행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에는 48%가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를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할지 결정하지 않은 시점이었다. 즉 갈랜드 지명 후 연내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4%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간접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갈랜드 지명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이 여론의 판단으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75% 정도가 상원이 연내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전체적으로 차기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상원이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공화당 지지자들 중 상원이 연내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4%였다. 과반이 넘는 56%는 차기 대통령이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3월 조사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려 69%로 더 높았다. 당시에는 연내 표결을 해야 한다는 답변이 16%에 불과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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