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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금 느리지만 함께 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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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금 느리지만 함께 가는 세상 고윤화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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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뜨거운 관심사였다. 우리는 이 대결을 지켜보며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함께 경험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지고 있는 방대한 정보들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정보기술(IT)에 적응하고 진화해야 하는 것은 이 시대의 숙명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모든 사람이 빠르게 적응하기는 어렵다. 2015년 정보격차실태조사(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장애인, 장노년층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59.4%에 불과하며, 특히 정보의 접근능력(81.6%)에 비해 일상생활의 응용능력(59.8%)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로 발생하는 정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 고령층, 영유아 등 정보 활용의 취약계층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국민의 생활편의와 건강보호를 위하여 보건ㆍ생활기상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나, 장애인을 포함한 정보활용 취약계층이 이 정보를 이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에 기상청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정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을 포함한 정보 활용 취약계층 관리자를 대상으로 생활기상정보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점차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2011년에 서울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를 대상으로 시작되었으며, 대상과 지역을 점차 확대하여 지난해 장애인시설 관리자,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어린이집ㆍ유치원 원장 등 약 1만 명의 취약계층 관리자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취약계층의 복지를 증진하고 생활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였다.

첫째, 생활기상정보 문자서비스의 신청방법을 개선하였다. 기존에는 장애인시설 관리자 등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관리자만 생활기상정보 문자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었고, 관리자에게만 문자서비스가 제공되어 기관이나 단체를 이용하지 않는 취약계층의 생활 서비스 사각지대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문자서비스를 희망하는 장애인 본인뿐만 아니라 보호자, 개인 요양사, 복지관 관리자 등 취약계층 돌보미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웹기반 신청시스템을 구축하였고, 개인별로 문자를 수신할 수 있게 개선되었다. 더 나아가 신청자 개인별로 원하는 지수, 지역, 수신 시각 등을 설정할 수 있고, 대상자별로 차별화된 문구와 행동요령을 문자메시지로 제공하는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둘째, 생활기상정보 문자서비스 대상자를 확대한다. 정보 접근과 활용에 취약한 장애인, 독거노인, 영유아 등의 취약계층과 더불어, 올해는 마을의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농어촌이장단과 우리나라의 사회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 가정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이 화두가 되는 요즘, 어쩌면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는 시대에 뒤처진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IT의 발달 뒤에 숨겨진 정보 활용 격차를 해소하고, 취약계층의 복지 증진과 생활 서비스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상청은 정부3.0의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정부'로 조금은 느리지만, 모두가 함께하는 세상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고윤화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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