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외국계 커피전문점 양대산맥
스타벅스, 4년간 매출·영업익 2배 상승 '대세' 입증…소비자만족도 1위
커피빈, 지난해 영업익 3분의 1토막, 4년來 최저…특화전략 찾지 못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진출한 외국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커피빈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이 엇갈렸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진출할 당시 국내 커피업계 양대산맥을 이뤘지만 이후 토종 커피전문점들의 약진과 저가커피 등장 등으로 커피시장이 치열해지면서 두 업체의 희비가 확연히 갈린 것이다. 최근 4년간 스타벅스는 매출 및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오른 반면 커피빈은 상승세가 꺾이며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3분의1토막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커피빈의 영업이익은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의 2015년 매출액은 1389억3800만원으로 2014년 1462억6700만원보다 5.0% 감소했다. 이익은 더 떨어졌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9억1200만원으로 전년 123억6200만원보다 68.3% 줄었다. 1년 새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반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올린 매출액이 7739억20만원을 기록해 전년 6170억9500만원보다 25.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상승세를 유지했다. 같은기간 영업익은 471억4100만원으로 전년(402억1500만원)대비 17.2% 증가했다.
두 업체의 매장 수는 3.6배 차이난다. 커피빈은 2013년 224개에서 2014년 225개, 지난해 234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스타벅스는 850여개가 있다. 매장 당 영업이익을 나눠봐도 커피빈은 1671만7900원, 스타벅스는 5546만원으로 3.3배 차이다.
업계에서는 커피빈이 개인이 운영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공격적 확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통상 스타벅스는 해외진출할 때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 출점하지만 커피빈은 개인에게 마스터프랜차이즈 권리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발을 내딛는다. 박상배 커피빈코리아 대표는 2000년 커피빈을 들여와 이듬해 삼성동에 1호점을 냈다. 현재 커피빈코리아의 지분 82.2%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패션 수입 전문 브랜드 스타럭스가 나머지 지분 11.4%를 보유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내 커피시장에 대한 대응력도 스타벅스가 앞선다는 평가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모바일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를 고안해 업계 최초로 현장에 적용했다. 고객의 이름을 호명하는 콜마이네임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으로 스타벅스코리아 매출은 이 대표가 취임하기 전 2007년 매출(1344억원)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소비자원이 연 매출 기준 상위 7개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와 가격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박 대표는 한때 커피빈을 식음료와 의류 등까지 종합판매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커피빈의 고객 충성도를 단적으로 나타냈던 '핑크카드'가 2014년 종이 쿠폰시대 종언을 고하면서 이를 뛰어넘는 로열티 프로그램은 찾지 못했고 최근에는 경쟁사인 스타벅스의 대표메뉴까지 따라하는 등 커피빈만의 독창성 있는 메뉴 및 특화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덩치가 너무 큰데다가 커피시장 포화 등으로 무산됐었다"며 "요즘에는 특히 저가커피 등장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져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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