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중국 정부가 올해 철강·석탄 업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수백만명에 달하는 실직자 구제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7개 부처 합동으로 직업 상담, 창업 지원, 조기 퇴직을 골자로 한 철강·석탄 업종 구조조정 대상 근로자 180만명에 대한 구제 대책을 마련했다.
상당수 부처가 지난 4일에 승인한 계획을 1주일 뒤에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이 실업 문제에 '매우 세심하고 중대하며 광범위한 자원'을 쏟아붓겠다는 의미라고 WSJ는 평가했다.
새로운 안에는 기존의 구직 지원과 같은 1차원적인 대책이 아닌, 보다 실질적인 구제 조치가 담겼다.
첫 번째로는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정년 퇴직 연령은 남자 60세·여자 55세인데, 5년 이내 조기 은퇴를 할 경우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100명 이상 정리 해고한 기업은 채용 박람회를 열게 하고 해직자는 일자리가 많은 곳으로 거처를 옮기는 것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컨설팅 서비스는 물론 교육과 자금을 지원한다. 자영업이나 신규 등록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주거나 우대 대출을 비롯한 여러 금융 지원도 마련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공개 문서를 통해 "정리해고 과정에서 기존 근로자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시의적절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 공급 과잉 문제를 풀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각 지방정부에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중국 정부는 또 정통적인 제조업 기반에서 고기술·고부가가치 산업이나 인터넷 등 새로운 서비스 산업군으로 인력을 유인할 만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WSJ는 지난달 중국의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최근 2년래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의 발표를 인용하면서 중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일자리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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