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미국에서 버블이 곧 터질 것이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미국 경제는 잘 발전하고 있다"(재닛 옐런)
"버블은 없지만 약한 세계경제와 낮은 생산성이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폴 볼커)
7일(현지시간) 세계 중앙은행 중의 중앙은행으로 꼽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현직 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과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약간의 의견차는 있었지만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큰 이견은 없었고 재닛 옐런 의장은 기존 처럼 점진적인 금리 인상 입장을 유지했다.
때마침 미국 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달러 약세 ㆍ엔화 강세 현상이 벌어지며 세계경제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만난 이들 Fed 의장들의 만남은 세계적인 관심이 쏠렸다. 이들 4명의 전ㆍ현직 연준 의장이 동시에 토론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 사람은 2013년 12월 Fed 100주년 행사에 함께 참석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공개 토론하지는 않았다.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저녁 비영리 학술 단체인 뉴욕 인터내셔널하우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재닛 옐런ㆍ벤 버냉키ㆍ앨런 그린스펀ㆍ폴 볼커 전현직 Fed 의장들이 공개토론회에 나섰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화상으로 참가했다.
옐런 현 Fed 의장은 미국 경제에 버블이 있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물가성장(인플레이션) 목표 2%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실업률도 보고 있고 실제로 고용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FED가 미국의 경제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정책을 펼 것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미국중앙은행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의무에 대해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장들과 함께 글로벌 경제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고용 등 여러 측면에서 좋다면 글로벌 경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작년 12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이 실수였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연준의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개선되는 지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달러화 가치를 목표로 정책을 펴지 않는다"면서도 "달러 강세가 경제 성장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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