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감소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 반등세
지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 전년대비 17.9% 증가
일본산 명태, 갈치, 가리비조개, 멍게 등 다시 식탁 위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일본산 안 팝니다.'
5년 전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 우려 때문에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 등에 따르면 2014년 3만2084t에 이르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은 지난해 3만8724t까지 늘며 전년대비 17.9% 증가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처음으로 반등한 수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수산물 방사능 오염 우려에 따른 안전성에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은 4년 새 60.9% 감소했다. 특히 정부가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이바라키·미야기·이와테·도치기·지바·아오모리 등 8개 현에서 생산하는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이후 수입은 더욱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산이 주를 이루던 명태는 원전사고 이후 수입량이 고꾸라지며 러시아산으로 대체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 국내에 들어온 명태는 3913t으로 다시 늘었다. 특히 일본산 수산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가리비조개였다.
지난해 일본산 가리비조개는 6637t이 수입됐다. 씨알이 굵고 크기가 커 대부분 조개구이집 등에서 유통되는 물량이다.
일본산 갈치 역시 원전사고 이전 수준으로 수입량이 회복됐다. 원전사고 이후 2012년에는 일본산 갈치 수입량이 679t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는 1794t으로 증가해 2010년 1677t에 달했던 수입량을 앞질렀다.
일본산 멍게도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원전사고가 터지기 전인 2011년 이전까지 국내에서 소비되는 멍게의 절반 가량은 일본산이었다. 그러나 원전사고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우려가 퍼지면서 2010년 7042t이었던 일본산 멍게 수입량은 2011년 989t으로 급감했다.
1차적으로는 일본 멍게 주산지인 산리쿠 해역 양식 시설이 대부분 쓰나미로 소실돼 생산량이 급감한 탓도 있지만 2013년에는 국내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우려로 그해 9월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생산된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수입량은 600t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3년만에 일본산 멍게 수입량은 다시 1000t을 넘어서게 됐다. 2014년 1486t으로 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2609t까지 증가한 것. 국내에서 소비되는 멍게 대부분은 횟집에서 곁들임 반찬 형태로 소비되기 때문에 원산지 구분을 명확히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일본의 수산물 수출 규모는 29만380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만2424t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엔저가 수산물 수출 증가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 일본산 수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돋보이게 했다.
반면 지난 10년간 일본인들의 수산물 소비 규모는 20% 넘게 줄어 일본인들의 1인당 생선소비량은 12년 전 한 해 40.2㎏에서 2014년 27㎏으로 감소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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