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이어 알리안츠까지…생보사 5위권으로 성큼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다. 중국 거대 자본인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한 것은 지난해 9월 동양생명(인수가격 1조1300억원) 이후 두번째다.
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이날 독일 알리안츠 그룹과 한국 법인의 지분 100%에 대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가격은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앞으로 실사를 걸쳐 가격조정 후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실사기간은 2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안방보험이 이미 동양생명을 인수한 만큼 대주주변경은 무난히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방보험은 당분간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을 따로 경영한 뒤 추후 합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23조1235억원, 알리안츠생명의 자산은 16조6954억원이다. 양사를 합친 자산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등에 이어 국내 생보업계 5위권이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세운 보험사다. 2004년 자기자본 5억 위안(한화 약 889억원)의 작은 자동차보험 회사에서 10여 년 만에 619억 위안의 중국 내 5대 보험사로 성장했고, 세계 10위권 안팎의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총 30개 이상의 법인투자자들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주주나 경영진, 주주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제표를 공개한 적은 한번도 없다.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를 잇달아 인수하는 것은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의 M&A(인수합병) 대상 금융사보다 가격이 싸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국의 중국 시장 의존도도 높아 투자처로서 매력도가 높다는 것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이 16조6510억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해 8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실적이 악화돼 그룹이 매각을 추진해왔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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