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주식 단기간에 사고 팔아…"단기매매차익 반환책임 피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자사 주식을 단기간에 사고 판 한형석 전 마니커 회장이 차익 54억여원을 회사에 돌려주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닭고기 업체 마니커가 한 전 회장을 상대로 낸 '단기매매차익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한 전 회장은 마니커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재직하다 2011년 5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 것을 막고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회장 직위는 유지했고,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한 전 회장은 2011년 6월 마니커 주식 940만주(1주당 3708원)를 348억여원에 팔았다. 한 전 회장은 이후 5개월에 걸쳐 마니커 주식을 싼값에 다시 사들였다. 마니커는 한 전 회장의 시세차익 57억여원을 돌려달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54억2000여만원을 돌려주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한 전 회장은 "거래에 있어 내부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고 경영권 관련 정보가 ‘미공개내부정보’가 될 수도 없다"면서 항소했다.
2심은 "내부정보 접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유형의 거래인 경우에는 내부정보에 대한 부당한 이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본시장법 제172조 제1항의 적용 대상인 매수 또는 매도에 해당해 단기매매차익의 반환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는 주권상장법인의 내부자가 6개월 이내의 단기간에 그 법인의 주식 등을 사고파는 경우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하였을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거래 자체는 허용하되 거래로 얻은 이익을 법인에 반환하도록 하는 제도"라면서 한 전 회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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