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청춘 트렌드]뜬금없는 위치에 가정집같은 빈티지식당이 뜬다

시계아이콘02분 1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청춘들의 변심 -세련되고 시끄러운 술집에 싫증…홍대족들, 후암·망원동 후미진 골목 습격

[청춘 트렌드]뜬금없는 위치에 가정집같은 빈티지식당이 뜬다 그림=오성수
AD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직장인 백모(28)씨는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친구가 모임장소라고 보내준 것은 '서울 용산구 신흥로20길 00' 라는 달랑 주소 한 줄. 낯선 장소에 택시를 탄 백씨가 도착한 곳은 어느 주택가 골목이었다. 택시아저씨는 골목 골목을 들어왔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한참을 헤메다 도착한 곳은 후암동 경로당 옆,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 앞이었다. 신촌,홍대,대학로 번화가 대형 프랜차이즈 술집을 찾던 청춘들이 후암동, 망원동 등 후미진 주택가 골목길을 찾아나서고 있다.

◆'믹스매치'의 매력=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더백푸드트럭은 활터골 경로당 옆에 위치해있다. 언덕이 진 골목길을 쭉 올라가면 세탁전문점, 약국, 미용실이 나오는 평범한 주택가다. 이 사이에 허름한 단독주택을 개조한 곳이 바로 더백푸드트럭이다. 후미진 위치에도 테이블은 만석이다. 손님 대부분 2-30대 젊은층들이다. 손님들은 이 곳의 매력으로 뜬금없는 위치와 자연스러움을 꼽는다. 대학생 박모(26)씨는 "대학가의 시끄럽고 뻔한 식당이나 술집은 지겨운데, 이렇게 주택들 사이에 있는 게 되게 특이하고 재밌다. 또 허름한 주택 인테리어도 빈티지하고 매력있다" 라고 말했다.


[청춘 트렌드]뜬금없는 위치에 가정집같은 빈티지식당이 뜬다 사진=후암동


더백푸드트럭은 2층 가정집을 그대로 식당으로 꾸몄다. 서창백 더백푸드트럭 대표는 원래 푸드트럭으로 가게를 운영했다. 서 대표는 "트럭 안에서는 밑작업이 어려워서 작업실로 가게를 꾸미게 됐다"며 "옥상의 야경이 좋아서 단골들이 찾다가, 단골의 친구 등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옥상을 올라가려면 고개를 젖힌 채 비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손님들은 그것마저 하나의 문화로 즐긴다. 취업준비생인 이씨(32) 는 "뻔한 프랜차이즈 술집보다 조용하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야경도 볼 수 있어서 좋다"라고 전했다. 옥상에선 후암동,용산2가동 주택가의 야경이 보인다.


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한 ㅈ식당 역시 뜬금없는 위치에 자리잡았다. 알려지고 싶지 않다는 가게 주인의 요청에 따라 상호명은 밝히지 않겠다. 창전동 한 주택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식당이 나온다. 자취방이 즐비할 것 같은 위치이지만 내부의 분위기는 세련됐다. 친구들과 조용히 저녁을 즐기기에 좋다. 손님들은 모던함을 이 집의 매력으로 꼽는다.


[청춘 트렌드]뜬금없는 위치에 가정집같은 빈티지식당이 뜬다 사진=원서동



◆'고요한 분위기'가 전략=종로3가와 인사동을 지나 현대건설 뒤쪽으로 들어가면 고요한 원서동 주택가가 나온다. 골목을 쭉 들어가면 세탁소 정류장과 원서동 빨래터 가는 길 사이에 한 식당이 있다. 카페 란드리다. 한옥주택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 언뜻보면 그냥 가정집 같다. 작은 골목엔 과일과 야채를 파는 트럭도 다닌다.


원서동은 번화가의 음악소리,소음,화려한 불빛에 지친 이들이 많이 찾는다. 디자이너샵들과 동네책방, 카페들이 군데 군데 자리 잡은 이 곳은 너무 상업적이지도 않으면서 고즈넉한 분위기로 청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페 란드리 주인 권신홍씨는 원서동의 잔잔한 분위기에 빠져 이 곳에 식당을 차렸다. 그는 "원서동은 낯선 이에게 여유로운 마음과 시각을 준다. 자꾸 생각나고 머무르고 싶은 장소다"라고 말했다.


[청춘 트렌드]뜬금없는 위치에 가정집같은 빈티지식당이 뜬다 사진=권신홍씨 제공



권씨는 개량 한옥과 창덕궁 담 바로 옆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했다. 더 넓어 보이고, 더 세련되게 인테리어하고 싶은 욕심은 과감히 버리고 골목과, 작은 공간에 집중했다.


망원동 주오일식당 역시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있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 주오일식당은 동네밥집 같은 소박함으로 이미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다. 홍대,합정,상수동이 인기를 끌자 조용함을 찾아 망원동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아는 사람만 온다'는 특별함=사람이 많이 지나다녀야 장사가 잘된다는 공식은 이 곳에는 맞지 않는다. 유동인구도 많지 않은 이 골목길에 사람들이 어떻게 찾아서 올까. 카페 란드리 주인 권씨는 "젊은 손님들은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오거나, 또 입소문으로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나 번화가 맛집들과 달리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해 감성을 자극하기도 좋다. 직장인 백모(28)씨는 "뻔한 맛집들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느낌있다"며 "골목풍경과 함께 식당 전경을 찍어서 올리니까 운치있다"고 말했다.


[청춘 트렌드]뜬금없는 위치에 가정집같은 빈티지식당이 뜬다 사진=인스타그램으로 맛집 공유.



힘들게 찾아와야 하는만큼 맛은 보장돼야 한다. 더백푸드트럭은 트럭에서 파는 수제버거라는 컨셉으로 주재료를 모두 수제로 만들어 유명 블로거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카페 란드리는 추억의 음식인 '경양식 돈까스' 소스 맛을 재현해냈다. 커피는 주인이 직접 연구한 블렌딩으로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망원동 주오일식당은 이국적인 메뉴를 제공한다. 이집트나 이스라엘 지역음식 샥슈카를 판다.


◆"평범한 주택가였는데" 주민들 부담도=조용함을 찾아온 청춘들 때문에 주민들의 조용함이 사라지기도 한다. 후암동 더백푸드트럭의 경우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비닐천막을 설치했다. 서 대표는 "옥상에서 조금만 웃어도 밖에는 크게 들린다. 주민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비닐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원서동에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원서동 주택가서 만난 주민 서모(67)씨는 "요즘 부쩍 젊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한다"며 "아직까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지만 더 시끄러워질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