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작약의 새로운 발견…임신 촉진한다

국내 연구팀 "자궁 수용력 높여 임신 효과 높인다"

▲작약은 '함박꽃'으로 부른다. 한의학에서는 그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한약재로 많이 쓰이고 있는 작약이 임신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궁의 수용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한방 약재로 사용돼 온 작약이 자궁의 수용력을 높여 임신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의 불임률은 13% 이상(2010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추정됩니다.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산모의 고령화와 연관돼 흔히 발생하는 난소 기능의 감소가 한 원인입니다. 또 자궁의 착상력 약화도 불임을 불러옵니다. 불임은 현재까지 효과적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5대째 불임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한의원의 가전비방(家傳秘方) 2종에 포함된 한약재에 주목했습니다. 자궁내막의 수용력을 조절하는 핵심인자인 엘아이에프(LIF)라는 면역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약재를 탐색했습니다.

가전비방이란 오랫동안 의업을 이어온 가문에 전해지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처방을 말합니다. LIF는 백혈병억제인자 또는 분화억제인자로 알려진 면역 사이토카인으로 착상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인자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 함박꽃의 뿌리인 작약이 가장 뛰어난 엘아이에프 발현 증가를 보였습니다. 인간 세포주를 이용한 실험 결과 자궁내막세포와 영양막세포의 결합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포 사이의 접착에는 주로 인테그린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생쥐 등 자궁내막의 수용력이 감소된 동물모델을 이용해 작약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생체 내에서도 작약이 자궁내막의 수용력을 증가시켜 임신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부산대 하기태 교수 연구팀이 한의학에서 다양한 부인과 질환에 사용되어 온 작약이 자궁의 수용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임신을 촉진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하기태 교수는 "자궁내막의 수용력과 관련된 국내 최초의 연구"라며 "불임치료의 요소 중 하나인 자궁내막 수용력을 증진시켜 임신율을 높이는 최적의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과학과 의학 분야 기초연구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2월3일자(논문명:Paeonia lactiflora Enhances the Adhesion of Trophoblast to the Endometrium via Induction of Leukemia Inhibitory Factor Expression)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