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고민 시작…"코리안 빅리거 누굴보나"
韓 메이저리거 역대 최다 8명
내일 추신수-이대호, 박병호·김현수 대결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선을 보였다.
오승환은 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개막경기에서 정규시즌 데뷔를 했다. 1994년 박찬호(43·전 LA다저스)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열여섯 번째 한국 국적 선수다.
그는 0-3으로 뒤진 7회말 등판, 1이닝을 피안타 없이 탈삼진 두 개와 볼넷 두 개로 막아 무실점을 기록하고 8회말 세스 매니스(28)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타자 다섯 명을 상대하면서 던진 공은 총 스물일곱 개. 스트라이크 열두 개와 볼 열다섯 개를 섞었다. 세인트루이스는 1-4로 졌다.
메이저리그는 공식 개막전인 이 경기를 시작으로 새 시즌에 돌입했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서른 개 구단이 10월 3일까지 정규시즌 팀당 162경기를 한다. 올해는 2005년에 이어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선수 여덟 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내야수)와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외야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외야수),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내야수), 최지만(25·LA 에인절스·내야수),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내야수), 류현진(29·LA 다저스·투수), 오승환까지 타자가 여섯 명, 투수가 두 명이다.
개막 이틀째인 5일에는 한국 선수들끼리 대결할 가능성도 크다. 박병호와 김현수가 포함된 미네소타와 볼티모어가 개막경기(오전 4시5분)를 하고, 이대호와 추신수가 있는 시애틀과 텍사스도 첫 대결(오전 5시5분)을 한다.
박병호는 가장 주목받는 '국내파'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다루는 'MLB닷컴'은 지난 3일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를 전망하면서 박병호를 팀 동료 바이런 벅스턴(23)에 이어 두 번째로 언급했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온 박병호가 엄청난 파워를 보여줬다. 빅리그 투수에게 적응한다면 올해 데뷔하는 신인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칠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12월 2일 5년 최대 1800만 달러(약 207억 원)에 미네소타와 계약한 뒤 스무 차례 시범경기에서 홈런 세 개 포함, 타율 0.259(58타수 15안타) 13타점으로 활약했다. 개막경기에는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김현수는 개막전 25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는 열일곱 차례 시범경기 동안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부진했다. 구단에서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할 정도로 입지가 흔들렸으나 계약 옵션에 포함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강등은 피했다. 정규시즌에서 반등이 절실하다. 그는 "지켜보는 팬들과 다른 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초청선수 자격으로 시범경기에 나가 홈런 한 개 포함 타율 0.264(53타수 14안타), 출루율 0.328, 장타율 0.396, 7타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안정된 활약으로 아담 린드(33)을 뒷받침할 백업 1루수 자리를 꿰차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2013년 12월 22일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492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추신수는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이적 첫 해 타율 0.242, 지난 시즌에는 0.276을 기록했다. 2010년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미국 무대에 도전한 최지만도 6년 만에 꿈을 이뤘다.
국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물꼬를 튼 강정호와 류현진도 부상을 딛고 복귀 준비에 한창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과 정강이뼈를 다쳐 수술한 뒤 4월 중순 복귀를 목표로 타격감을 찾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두 개 포함 타율 0.200(45타수 9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도 지난해 5월 22일 왼쪽 어깨 수술 이후 복귀를 노리며 재활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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