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올 경제성장률 3% 하회할 가능성 있어"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지난 1~2월의 국내경제상황을 보면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내수회복세가 둔화되면서 1분기 성장세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가 공개석상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아래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다음달 19일 올 성장률 수정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가 지난 1월 3.0%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 총재의 발언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총재는 "다만 최근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소비심리도 조금 개선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가가 반등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등으로 국내 금융변수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2분기 이후 성장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여러 경제지표들을 좀 더 면밀히 짚어본 후에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엔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경제 내부의 구조적 취약성, 대외수요 부진 등 기준금리의 효과를 제약하는 근본적 요인과 가계부채 문제 등이 상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물가 동향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낮은 수준이 이어지다가 하반기에 상승폭이 점차 확대될 것이나 7월에는 (실제 물가가 목표를 6개월 이상 밑돌아) 설명책임을 이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2016∼2018년 적용되는 물가안정목표를 2%로 설정하고 소비자물가가 6개월 연속으로 이를 밑돌면 총재가 국민에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 등을 설명하기로 했었다. 이 총재는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를 설명해 나갈 것이고, 신임 금통위원들과도 이 문제를 상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2년간의 소회를 "취임하고 나서 지금까지 어렵지 않았던 시기가 없었고 그동안 맞닥뜨린 문제들도 수월한 것이 거의 없었다"고 밝히며 "특히 가장 어려웠던 것은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과 미래상황에 대한 전망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문제"라고 회고했다. 이어 "글로벌화의 진전, 그리고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경제변수 간의 인과관계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고, 대외여건의 높은 불확실성과 세월호 사고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충격 등이 가세하면서 우리 임직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전망의 오차를 줄이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